쫄딱 망했던 ‘폴라로이드’의 화려한 ‘재기’

  • 입력 2008년 6월 19일 18시 38분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온 즉석 사진기의 대명사 '폴라로이드'사가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미 폴라로이드사가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은 즉석 사진 프린터 '포고'.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를 30초 만에 명함 크기의 컬러 사진으로 인쇄한다. 미 징크사(社)가 개발한 특수 인쇄 용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잉크가 필요 없다.

폴라로이드는 미국 전자제품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에서 다음달 6일부터 포고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150달러(약 15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곧바로 프린트하는 포고가 폴라로이드의 화려했던 시절을 되찾아줄 수 있을지에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고는 크기가 가로 12cm, 세로 7cm 정도에 불과해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매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포고가 출력한 사진은 가로 7.5cm, 세로 5cm의 작은 크기이며 장당 400원 정도인 인쇄 용지 값도 만만치 않다. 포고와 비슷한 값이면 (휴대할 수는 없지만) 두 배 이상 크기의 사진을 출력하는 프린터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폴라로이드에게는 부담이다.

1948년 판매되기 시작한 폴라로이드는 미국 베이비 붐 세대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60여 년 동안 200여 가지 모델로 수천만 대가 팔려나갔다. 1970년대에는 직원이 2만 명이 넘었고 1994년에는 매출 23억 달러에 이르는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폴라로이드의 인기는 급속도로 수그러들었다. 1997년 주당 60달러였던 주가는 2001년 0.28달러로 떨어졌고 결국 10억 달러의 빚을 안은 채 2001년 11월 파산했다.

2005년 미 소비재 전문업체 피터스그룹에 인수된 폴라로이드는 이듬해에는 주력사업을 바꾸고 얼마 후 즉석사진기 생산을 중단했다. 올해 초에는 즉석사진 필름 생산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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