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심상치 않다…공급 넘쳐 계속 하락세

  • 입력 2008년 6월 8일 18시 42분


집값 상승의 근원지로 주목받았던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입주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데다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세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4개구는 올 들어 아파트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송파구(1.94%)의 하락세가 가장 컸으며 강동(-1.68%), 서초(-0.04%), 강남구(-0.03%) 순이다.

올 들어 하락폭이 가장 큰 송파구에는 올 하반기까지 모두 2만285채의 신규 입주물량이 예정돼있다. 특히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의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컸다.

강동구도 올해만 3318채의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1.33% 하락해 올 들어 서울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다. 암사동 시영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롯데캐슬퍼스트' 아파트 3226채의 9월 입주를 앞두고 기존단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지난해에 비해 9배 가량 많은 총 3594채의 아파트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올해는 3410채의 대규모 단지인 '반포GS자이'가 입주한다. 내년 7월에는 총 2444채의 '반포래미안'의 입주도 기다리고 있다.

강남구는 올해 전체 입주물량이 69채에 불과해 2000년대 들어서 입주 물량이 가장 적다. 하지만 인근의 송파구와 서초구의 대규모 입주물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규모 신규 입주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는데다 대출규제로 예전만큼의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강남권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재건축 규제가 풀리지 않아 강남권의 아파트 공급량이 줄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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