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기업 사회공헌’ 표준지표 만든다”

  • 입력 2008년 5월 28일 02시 59분


‘국제표준화기구(ISO) 소비자정책위 서울총회’ 전문가 좌담회

“2010년까지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과 관련한 국제표준을 만들겠습니다.”

호칸 무르뷔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제30차 ISO(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소비자정책위원회(COPOLCO·코폴코·Committee on Consumer Policy) 서울총회’ 관련 전문가 좌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좌담회에는 무르뷔 ISO 회장과 최갑홍 한국표준협회장, 김재옥 ISO COPOLCO 의장, 새뮤얼 오챙 국제소비자기구(CI) 회장, 송재빈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장, 문미란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등이 참석했다.

무르뷔 회장은 “표준화 대상이 제조물의 규격, 기능 등 물질 중심에서 에너지 절감, 대고객 서비스 등과 같은 기업활동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사회공헌활동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사회공헌을 비롯해 기업윤리 친환경 등과 같은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대상으로 하게 될 이 국제표준은 ‘ISO 26000’으로 이름이 붙여질 예정이다.

이 표준이 만들어지면 환경표준(ISO 14000)처럼 무역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르뷔 회장은 “서비스 표준화를 통해 스웨덴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를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표준화의 장점을 소개한 뒤 “소비자들이 표준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때 스스로의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SO가 국제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전문가 5000∼1만 명을 가동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에는 산업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을 이용해서 표준을 만들었다면 현재는 COPOLCO나 CI 등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표준을 만들고, 새로운 분야의 표준을 발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노력을 통해 인터넷쇼핑 등 전자상거래 시 정보보안이나 노인 및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 등과 관련한 표준이 만들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최갑홍 회장도 “다양화 국제화되는 생활환경에서 한 국가의 법이나 제도만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는 어려워졌다”며 국제표준 수립 과정에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재옥 의장은 “이번 서울총회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가 소비자가 표준화 작업에 현재보다 더 주도적으로 참가할 수 있도록 실천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서 표준을 만드는 작업이 소비자에게 더욱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챙 회장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제 표준은 갈수록 중요해졌다”며 “하지만 빈곤이나 문맹,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표준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재빈 국장은 “한국 정부는 이미 이런 점을 인식하고 소비자들이 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전문 인터넷 사이트 운영 △소비자 단체의 각종 표준화위원회 참여 유도 △중고교 대학용 관련 교재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무르뷔 회장은 “새로운 국제표준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ISO는 저개발국가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조직(DEVCO·데브코)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표준협회와 소비자시민모임이 주관하는 COPOLCO 서울총회는 30일까지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지속가능한 세계와 에너지를 위한 표준’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130여 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ISO :

나라마다 다른 산업규격을 조정, 통일하고 물자 및 서비스의 국제적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해 1947년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비정부기구(NGO)로서 현재 세계 157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한국은 1963년에 회원국이 됐다. ISO는 출범 이후 현재까지 1만7000여 종의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 COPOLCO :

ISO가 표준을 만들기 위해 운영하는 3개 정책개발위원회 가운데 하나로 1978년에 설립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국제표준을 만들도록 정책을 제안하고 표준화 작업에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업무를 맡는다. 현재 104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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