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4%선 넘어…44개월만에 처음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년 8개월 만에 4% 선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작년 4월보다 4.1%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2004년 8월(4.8%)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3.9% △2월 3.6% △3월 3.9% 등으로 3%대 후반대를 유지해 왔다.

지난달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 상승분이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된 데다 학원비, 항공운임 등 서비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청와대 비서진에게 대책을 주문한 정부관리 대상 52개 생활필수품 가격을 지수화한 이른바 ‘MB지수’는 전년보다 5.88% 올라 오히려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3월의 상승률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

52개 중 30개 품목의 가격이 3월보다 올랐으며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봄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양파로 1개월 만에 19% 상승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 오리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먹는 사람이 늘어 같은 기간 돼지고기 값도 13.1% 상승했다. 이 밖에 등유(11.9%) 고등어(9.5%) 배추(6.9%) 마늘(3.8%) 빵(3.5%) 등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확대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깐 마늘 값이 많이 올랐다는데 수입을 늘리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물가를 관리한다고 발표만 해 놓고 왜 관리를 안 하느냐”며 실무 비서진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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