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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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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씨가 애인으로 여기는 ‘할리’는 배기량이 1450cc에 이르는 초대형 모터사이클. 그는 “우렁찬 엔진음을 내며 달리면 한 주간의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날아간다”고 말했다.
최근 주5일 근무제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할리데이비슨 동호회원은 9년 전 30명에서 현재 1200여 명으로 부쩍 늘었다.
배달용이나 저렴한 이동수단으로 여겨졌던 모터사이클의 무게중심이 ‘레저용’으로 움직이면서 국산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의 경쟁이 자동차시장 못지않게 뜨거워지고 있다.
●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 확대
최근 들어 모터사이클의 평균 배기량이 점차 커지고 있다. 모터사이클의 대형화는 수입 브랜드가 주도한다. 국산 브랜드는 비교적 수요가 많은 소형 모델에 집중돼 있다.
BMW코리아는 최근 대형 모터사이클 4개 모델을 동시에 발표했다. 배기량이 650cc에서 1170cc대에 이르는 모델들이다.
혼다코리아도 이달부터 직렬 4기통 엔진을 단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 ‘CBR1000RR’ 파이어플레이드 2008년형 모델 판매에 들어갔다. 다음 달에도 신(新)모델 발표를 앞두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50∼100cc 미만 모델은 6년 새에 12만여 대 줄었지만 260cc를 초과하는 대형 모델은 1만여 대 늘었다.
올해 3월 현재 국내에 등록된 오토바이는 50∼100cc(소형)는 98만 대, 100∼260cc(중형)는 76만 대, 260cc 초과(대형)는 3만8000대로 집계됐다.
조성연 BMW코리아 모터사이클담당 이사는 “주5일 근무와 레저산업의 활성화로 대형 모터사이클 시장이 최근 3년간 매년 평균 30∼40%씩 성장했다”고 말했다.
● 소형 모터사이클 시장은 중국산이 급성장
아직 시장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소형 모델에서는 중국산이 약진하고 있다.
모터사이클 업계에 따르면 소형 수입 모델 가운데 중국산의 비율은 2004년 약 44%에서 2007년 약 73%로 늘었다. 중국산은 수입 모터사이클을 흉내 낸 ‘짝퉁’이 대부분이다.
김성균 혼다코리아 과장은 “중국산은 국산에 비해 40만∼50만 원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높고 품질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모터사이클 업계는 중국산은 대부분 복제품이어서 개발기간이 짧아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짝 추격해오는 중국산에 대해 국산 소형 모터사이클은 톡톡 튀는 ‘패션’으로 승부한다.
대림자동차는 젊은 층의 개성 표현 수단이 된 스쿠터에 주력해 지난해에 5개 모델을 내놨다. 고객 스스로 꾸밀 수 있는 ‘드레스업(외장 튜닝)’ 모터사이클, 여성 친화적인 스쿠터 등이 이 회사의 무기다.
대림자동차 관계자는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수입 브랜드의 부상, 고객 취향의 다양화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차별화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