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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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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절대 말을 많이 하지 마라. 연고에 의존하지 말고 까다로운 고객을 공략하라.” ‘비즈니스의 꽃’으로 불리는 영업 분야에서 최고 성과를 낸 고수들은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달변가가 아니었다. 또 학연이나 지연 등 연고를 활용한 편안한 영업에 안주하지 않았다. 오히려 까다로운 고객을 찾아다니며 설득했고 척박한 환경을 기회로 활용했다.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영업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한국 최고의 세일즈 달인 10인을 만나 노하우를 들었다. 이들의 영업 비전(秘傳)과 과학적 세일즈 방법론은 DBR 7호(4월 15일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객이 80% 말하고 세일즈맨은 20%만 말하라
자동차 판매 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대우차판매 혜화지점 박노진(54) 상무는 “대화 중 고객이 80%를 말하게 하고 영업사원은 20%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에 대한 영업사원의 설명은 20% 정도면 충분하다”며 “고객이 스타일이나 경제성 등 차를 구매하려는 여러 이유 중 무엇을 중시하는지 스스로 말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스타 판매왕 중 한 명인 김혜영 중앙지점 수석팀장도 “보험에 대해서는 내가 더 많이 알고 있지만 고객을 가르치려 해서는 안 된다”며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사 탓 말고 내 우물은 내가 판다
물류회사인 CJ GLS의 차동호 상무는 B2B(기업 간 거래) 영업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주먹구구식 영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객관리 시스템 도입을 건의했지만 비용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 상무는 직접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결국 고객사 및 해당 산업 관련 정보를 집대성한 고객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경쟁사를 압도할 만큼 탁월한 입찰 제안서를 손쉽게 만들어냈다.
BMW 판매왕인 구승회 코오롱모터스 과장은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을 직접 고용했다. 회사 차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지만 더 신속하게 고객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고장 차량 등을 곧바로 인도해 주는 별도의 직원을 고용한 것.
■내 약점이 고객에겐 강점이 될 수 있다
보험 영업의 ‘지존’으로 통하는 삼성생명 대구 지점의 예영숙 팀장은 영업 기반이 서울이 아니라 대구라는 게 판매왕 등극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KTX가 없던 시절에도 비행기를 타고 전국 각지를 누비며 고객들을 확보했다”며 “서울에서 만난 고객은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올 생각을 했느냐’며 더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파생상품팀의 대표 세일즈맨인 김주형 차장은 덩치가 훨씬 큰 외국계 회사와 직접 경쟁해 파생상품 분야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했다. 김 차장은 “외국 금융회사들은 규모가 크고 신용도가 높아 조달 금리가 싸지만 복잡한 장외파생상품 계약서를 한글로 만들지는 못했다”며 “영문 계약서로 골머리를 앓던 많은 한국의 자금담당 임원들을 한글 계약서로 공략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나를 설득하라
동아제약 의약정보팀 양태준 대리는 입사 후 1년 반 만인 2004년 동아제약 판매왕 자리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제약 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을 취급하는 데다 고객 역시 일반 대중이 아닌 의사나 약사”라며 “의사들에게 의료계의 최신 정보나 트렌드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습지 업체인 대교에서 최고 성과를 내고 있는 김설아 교사는 아이들의 학업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까칠한 고객을 잡아라, 전도사가 될 것이다
■고객의 마음에 나만의 이미지를 심어라
2001년 이후 7년 연속 현대자동차 판매왕을 차지한 최진성 과장은 고객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 명함에 ‘최진실’이란 가명을 쓰며 검은색 연미복이나 오토바이 배달부 옷을 입기도 한다. 그는 “고객이 상대하는 영업사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택했다”며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철저한 사후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7호(4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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