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주택시장 거품, 내 탓 아니오”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통화정책 아닌 예금증가 때문”

“미국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생긴 것은 내 탓이 아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8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FRB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 것이 주택시장 거품을 가져와 주택가격 폭락 사태를 유발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주택시장에 거품이 생겼다”며 “주택시장 거품은 통화정책 때문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예금이 넘쳐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많아져 실질 장기이자율이 하락해 주택시장 거품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왜 2004년이 되어서야 금리를 인상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까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FRB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혁신적인 시장이 어떻게 발전해갈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과거에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칭찬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내가 하지도 않은 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공정하지 못하다”며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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