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최근 10년 구조조정 안해…”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07분


“증권업계 최근 10년 구조조정 안해

규제 풀되 불공정행위땐 레드카드”

전광우(사진) 금융위원장이 증권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증권사들이 대형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제휴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전 위원장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은캐피탈에서 열린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10년간 증권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인수합병(M&A) 시장의 과열로 연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등의 신규 진입 장벽은 낮추되 회사를 유지하는 요건은 강화해서 한국 금융시장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IB와의 제휴도 강화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성장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금융산업의 발전이 필수적이다”며 “금융기관 대형화를 위해 해외 유수의 IB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네트워킹이 좋은 IB와 연계해 업무를 추진하도록 애써 달라”고 말했다.

또 비(非)은행 금융지주회사가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는 증권사, 보험사 등에 기반한 지주회사를 말한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 및 보험업계에서도 지주회사가 등장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금융그룹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비은행 금융지주회사로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을 계열사로 둔 한국금융지주가 있으며 메리츠금융그룹과 동양그룹도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또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것과 관련해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증권 관련 업체들의 자율적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또 “금융업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되 불공정거래, 분식회계, 공시 위반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옐로카드가 아닌 레드카드를 꺼내 규율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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