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격적 투자’ 신호탄?

  • 입력 2008년 3월 22일 03시 00분


이르면 연말부터 생산…1위 노키아 추격 발판으로

특검으로 미뤘던 LCD 반도체 등 투자재개도 기대

삼성전자는 21일 윤종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열고 베트남에 휴대전화 생산법인을 설립해 하노이 인근 박닌 성 옌퐁공단에 휴대전화 공장을 짓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본보 일부 지역 20일자 A2면 참조

▶ 삼성전자 “베트남에 휴대전화 공장 설립”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의 싱가포르법인이자 아시아지주회사인 SEAH의 신규 자회사 형태로 베트남에 휴대전화 생산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1차로 505억 원을 출자(出資)하겠다”고 공시했다.

일부 외신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설립을 위한 총투자 규모가 4000억∼6000억 원 수준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르면 연말부터 중저가(中低價)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 연 3000만 대 규모의 양산체제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생산량을 점차 늘려 경북 구미공장(연 8000만 대) 수준 이상으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4.3%로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투자 결정을 계기로 1위인 핀란드의 노키아(38.8%)를 본격적으로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공격적 투자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지만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특검 수사와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베트남 투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뤄 왔다.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한 달에 몇백만 대씩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휴대전화가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삼성그룹 특검과 국내 여론 악화의 영향으로 위축돼 온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가전 분야의 대형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LCD 패널 신규 라인 도입을 위한 건설 공사에 총 2147억 원을 올해 안에 우선 투자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시도 했다.

이 회사는 최근 대표적 신흥시장인 동남아 지역 공략 차원에서 현지에 가전제품 공장을 짓기 위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몇몇 동남아 국가에 대한 기초 인프라스트럭처 조사도 벌이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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