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모아 지주사 설립 검토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국석유공사’의 대형화를 지시받은 지식경제부가 석유공사의 몸집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로 에너지 공기업들을 모아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이른바 ‘한국판 테마섹’ 모델을 검토 중이다.

테마섹 모델은 싱가포르의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이 공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되 경영은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18일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의 하나로 테마섹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을 계열사로 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주회사가 직접 국제 유전 분양 입찰에 참여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에 석유공사의 몸집을 부풀리기 위해서는 유전 자산을 많이 보유한 해외 자원개발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과 정부 출연 기금을 늘려 석유공사의 자본금을 키우는 방안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석유공사의 몸집을 키우려는 이유는 산유국으로부터 유전을 분양받을 때 하루 생산량 등 에너지기업의 규모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석유공사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5만 배럴에 불과하지만 외국 석유 메이저들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400만∼500만 배럴에 이른다.

한편 지경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제5차 에너지산업 해외진출협의회’에서 세계 에너지 자원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4대 진출 전략지역으로 정하고 정상급 자원외교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자원개발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업진흥공사 등이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 실패 때 책임을 줄여 주고 조직 및 인력의 유연한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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