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미니 ‘쿠퍼S 클럽맨’

  • 입력 2008년 3월 17일 02시 53분


예쁜 디자인 ‘깜찍’ 힘찬 추진력 ‘깜짝’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본 미니 ‘쿠퍼S 클럽맨’을 국내 도로에서 다시 만났다.

모터쇼 당시 미니 클럽맨 주변에는 예상대로 젊은 여성들로 붐볐다. 기존 미니 쿠퍼가 그렇듯 깜찍한 외모, 작은 차체는 남성보다 여성의 취향에 맞을 법하다.

여성인 기자도 귀여운 디자인의 미니를 운전할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디자인은 기존 쿠퍼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차체는 제법 커졌다. 기존 모델보다 전체 길이가 240mm 늘어나 뒷좌석에 성인을 태워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디자인만 예쁜 차가 아니라 실용성도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기존 모델에 없는 작은 보조 도어도 눈에 띈다. 차체 오른쪽에 붙어 있는 ‘클럽도어’는 쪽문 같은 개념으로 보조석 도어를 먼저 연 뒤에 열리도록 돼 있었다. 그 덕분에 뒷좌석으로 가는 데 불편함이 줄었다.

트렁크 도어도 재밌게 생겼다. 양문(兩門)형 냉장고처럼 가운데 두 손잡이를 이용해 좌우 양쪽으로 여는 식이어서 여성도 쉽게 여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680L에서 930L로 늘어났다.

디자인처럼 부드러운 주행을 기대하며 운전석에 앉았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페달을 살짝 밟았는데도 ‘우우웅∼’ 하며 힘차게 돌진했다. 1600cc의 직렬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의 힘은 인상적이었다.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는 24.5kg·m. 작다고 만만히 볼 차가 아니다.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를 따라 속도를 높여 달릴 때 그 매력은 배가 됐다. 가벼운 차체 때문인지 씩씩한 소리를 내면서도 날렵하게 달렸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엔진 소리는 더 터프해져 장난감을 다루는 기분이었다. 코너링은 스포츠카처럼 느껴졌다. 운전대를 돌리면 내가 원하는 위치로 정확히 달려가는 느낌이다. 마치 차가 땅에 붙어 있는 듯이 돌아나갔다.

그 대신 승차감이 거친 것은 각오해야 한다. 요철이 심한 부분을 지나갈 때는 몸이 들썩거렸다. 2시간 넘게 신나게 운전을 하고 난 뒤에 시동을 껐는데도 한동안 귓가에 엔진음이 맴돌았고, 손바닥에는 운전대의 감각이 남아 마치 계속 운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일반 소형차에 비해 우렁찬 엔진음, 윈드노이즈, 단단한 승차감 탓이다. 짜릿함을 좋아하는 자동차 마니아라면 열광할 만하지만 편안한 운전을 좋아하는 일반 운전자라면 일단 한번 시승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공식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1km,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4100만 원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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