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카메라 “높여라” - 담배-주류업계 “낮춰라”

  • 입력 2008년 2월 26일 03시 01분


‘숫자’를 내세우는 제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제품의 효능이나 콘셉트, 제조회사의 기술력을 설명하는 데 간결하면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변속기 숫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베라크루즈’에 국내 최초로 6단 변속기를 달자 올해 르노삼성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각각 ‘QM5’와 ‘모하비’에 6단 변속기를 달았다. ‘토스카’(GM대우자동차)도 6단 변속기 차량이다. 다음 달 나올 예정인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은 7단 변속기를 달았다. 외국 회사로는 지난해 렉서스 LS460이 세계 최초로 8단 기어를 내놓았다.

습식면도기(안전면도기)도 숫자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다. 면도기 업계는 질레트와 쉬크가 3중날(질레트)-4중날(쉬크)-5중날(질레트)을 번갈아 선보이며 ‘날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도루코는 ‘세계 최초 6중날’로 경쟁에 가세했다. 도루코 박종래 마케팅 팀장은 “6중날 제품은 가격이 기존 3중날보다 20% 이상 비싸지만 판매는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업계는 카메라 화소수로 숫자 경쟁을 하고 있다. LG전자가 500만 화소 카메라를 단 ‘뷰티폰’을 내놓자 삼성전자도 500만 화소인 ‘포토제닉폰’을 선보였다.

이와 반대로 주류와 담배 업계는 숫자 낮추기 경쟁을 하고 있다.

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두산주류의 ‘처음처럼’ 등이 경쟁적으로 알코올 도수를 낮췄다. 담배업계도 타르 함량을 5mg-3mg-1mg-0.5mg으로 낮춰 나갔다. KT&G는 ‘더 원’ ‘더 원 영점오’처럼 타르 함량을 제품명으로 사용한 담배를 내놓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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