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 이원진 사장 “한국화가 최대 과제”

  • 입력 2008년 2월 14일 02시 58분


“국내 수요에 맞춰 역량 70%이상 투자”

새해 들어 구글코리아의 사업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지난달 23일 세계 최대 동영상 손수제작물(UCC) 사이트인 유튜브의 정식 한국어 버전 사이트를 개설한 데 이어, 일주일 뒤인 30일에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섹션 방식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유니버설’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두 서비스는 구글코리아가 2006년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내놓은 상품 가운데 가장 비중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이원진(41·사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올해 구글코리아에 가장 큰 숙제는 ‘현지화’”라며 “국내 이용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검색과 광고서비스를 만드는 데 70% 이상의 역량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주 및 유럽지역에서 구글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그러나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는 네이버 등 ‘토종 포털’에 밀리고 있어, 구글코리아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해외 서비스를 단순히 한국에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구글에 중요한 것은 점유율을 빨리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글의 목표는 정확한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구글코리아에는 국내 연구개발(R&D) 인력 보강을 통해 현지화를 해야 한다는 목표가 하나 더 있는 셈이죠.”

이 사장은 “현재 내놓은 유튜브나 유니버설 검색 서비스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며 “현지화가 진전되면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유튜브, 유니버설 서치의 현지화에 이어 곧 구글의 지식백과사전 서비스인 ‘놀(Knol)’도 한국에 맞게 만들어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구글 글로벌 사이트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놀’은 네이버의 최대 성장동력인 지식인(지식in) 서비스와 같은 유형으로, 이 서비스가 한국에서 상용화될 경우 구글은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는 훌륭한 서비스예요. 구글도 ‘놀’ 서비스를 더 키울 겁니다. 특히 지식등록자 실명제 등을 통해 지식 정보의 공신력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의학 지식은 의사가 올린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또 구글의 대표적 서비스이지만 국내에서는 운영하고 있지 않은 구글어스, 구글 맵 등 지도 검색 서비스도 연내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사장은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인터넷 산업이 발전돼 있지만, 동시에 어느 나라보다 많이 닫혀 있기도(폐쇄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산업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좀 더 개방적인 이코시스템(상생 환경)이 조성돼야 해요. 이용자, 광고주, 파트너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구글이 적용하고 있는 광고 제도를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광고주가 아무리 광고비를 많이 냈더라도 사용자들이 클릭을 하지 않으면 상위에 배치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찾은 광고에 대해서는 유용한 ‘정보’로 판단해 광고료를 낮춰준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구글의 목표는 혼자서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산업이 함께 잘 발전할 수 있는 기술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구글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구글의 파트너들이 전 세계와 통할 수 있는 관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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