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수천점 일일이 포장뜯어 확인

  • 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삼성특검, 에버랜드 창고 이틀 연속 수색

전략기획실 사장 - 삼성전기 부회장 소환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22일 오후 10시경 경기 용인시 삼성에버랜드 미술품 창고에 대한 이틀간의 압수수색을 마무리했다.

▽고가 해외 미술품 30개 찾았나=특검은 에버랜드 용지 삼성화재 맹인안내견 센터 뒤편 창고 10개동 가운데 3개동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고가 미술품과 골동품 등 수천 점이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 작)’과 ‘베들레헴 병원(프랭크 스텔라 작)’ 외에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이 비자금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30점의 해외 고가 미술품을 찾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600억 원의 비자금으로 ‘행복한 눈물’ 등 30점의 고가 해외 미술품들을 서미갤러리를 통해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은 순조롭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진은 미술품이 견고하게 포장돼 일일이 뜯어 확인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홍송원 대표 소환 전망=특검은 미술품 창고 압수수색 결과물을 정리하고 관련 증거들을 보강하는 대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등 미술계 인사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비자금을 통한 미술품 구입 의혹’은 비자금 수사의 핵심인 ‘용처 수사’와 직결된 것이어서 관련자의 직접 진술 등을 통해 수사 내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당초 김 변호사의 의혹 제기 이후 ‘행복한 눈물’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아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특검은 홍 대표를 소환해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홍라희 삼성 ‘리움’ 미술관장 등의 주문에 따라 고가의 해외 미술품들을 사들였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은 이날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들로 알려진 이순동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과 이형도 삼성전기부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 사장은 이학수(부회장) 전략기획실장 보좌역으로 전략기획실 임원이 특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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