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10년 지배할 비즈니스 트렌드 8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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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킨지 보고서

미국인 데이비드 필리포 씨는 여동생의 결혼 축하 선물로 비디오 영상을 계획했지만,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기엔 실력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영상물 전문가에게 의뢰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쌌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해외 ‘아웃소싱’이었다. 필리포 씨는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편집인을 공개모집했다. 루마니아의 전문가는 영화 스타워즈의 음악까지 삽입해 멋진 2분짜리 비디오 영상을 만들어 줬다. 그가 비디오 제작에 들인 돈은 59달러(약 5만4800원), 하지만 결혼식장에서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지난해 12월 ‘향후 10년을 지배할 8가지 비즈니스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크게 사회적 관계 관리, 자산 관리, 정보 관리 등 3가지 범주에서 8가지 트렌드를 짚어 냈는데, 개인 업무의 아웃소싱은 사회적 관계 관리에 해당된다.

○ 사회 관계 관리는 비즈니스의 주요 축

맥킨지 보고서는 우선 기업들이 파트너 회사 및 일반인이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론신은 부품 표준 정보를 공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부품 공급업체가 성능을 높이면서 가격을 낮춘 부품을 개발해 론신에 역(逆)제안하기 때문이다.

미국 온라인 의류회사 트레드리스는 일반인 디자이너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시카고에 소매점을 냈다. 매주 수백 명의 고객이 낸 디자인 가운데 최고 반응을 얻은 4∼6개 디자인을 채택해 상품으로 개발한다.

맥킨지 보고서는 “인터넷이 회사 밖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회사 내부로 끌어들였다”며 “미국 기업의 약 12%는 파트너 회사나 개인의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인재를 구하는 아웃소싱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선도 기업인 톱코더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경우 이를 홈페이지에 공고해 각국의 전문가들이 응모한 수준급 제품을 저렴하게 이용받고 있다.

이 밖에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단순한 작업은 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사람은 교섭, 판단, 협업 등과 관련된 부가가치 높은 작업을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 자산 및 정보관리도 중요

향후 10년간 기계화가 확대되면서 공통된 표준을 만들기도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특송업체인 페덱스와 UPS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을 통한 배송과정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사람이 관여하지 않아도 모든 물류를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 절감 및 고객 만족이 극대화됐다.

물류채널 등 고정자산을 여러 기업이 공유하고, 비용을 줄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닷컴은 다른 소매업체들도 자사의 물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닷컴은 수수료 수입을 얻고, 이를 이용하는 회사들은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맥킨지 보고서는 이 외에도 △최고경영자(CEO)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고 △다양한 정보 가공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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