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기업 2부]<34>현대제철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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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냐”… 화합의 용광로서 만든 강철 팀워크

《‘철강업계의 로마인.’ 현대제철을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기자의 말에 직원들은 이렇게 답했다. 거듭된 인수합병(M&A)

속에서 다양한 조직의 문화를 융화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의미다. 직원들은 이질적인 민족의 특성을 적극 받아들여 풍요로운 제국을 이룬 로마인처럼 현대제철도 조직의 다양성을 무기로 삼아 철강업계 최고봉에 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역사는 M&A 과정 그 자체라고 할 만큼 ‘덧칠로 딱지가 굳은 기업’이다. 대한중공업공사의 후신인 인천제철은 1978년 현대그룹에 편입됐고,2000년 강원산업 합병에 이어 삼미특수강(현 BNG스틸)을 인수했다.

2004년 한보철강 인수합병 뒤에는 현대제철로 상호를 바꿨다. 인수할 당시엔 부실한 업체들이었지만, 현대제철의 울타리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현재는 전기로 제강업계 세계 2위를 지키고 있다.》

1.“뿌리 달라도 우린 한가족”개방적 문화

강원산업 직원들은 현대제철에 합병되면서 ‘기분 좋은 계약 파기’를 경험했다.

회사가 애초 ‘3년 이내 동일 임금화’의 계약을 깨고 1년 반 만에 동일 임금화를 결정한 것이다. 뒤이은 한보철강 인수 과정에서도 6개월 만에 임금 수준을 현대제철과 동일하게 맞췄다.

현대제철이라는 지붕 아래로 들어온 이상 차별을 없애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줘야 한다는 회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심의랑 현대제철 인사팀장은 “회사로서는 자금 부담이 있었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동등한 처우에 적극 힘썼다”며 “직원들의 결속을 다진 것이 화합을 이룬 비결”이라고 했다.

경영진의 ‘열린 경영’도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보탬이 됐다.

현대제철은 인천, 포항, 당진 공장을 돌아가며 정기 회의를 주재한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공장 직원들의 소외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애정을 보여 줌으로써 ‘한 가족’임을 중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종교배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회사 문화는 경력직 채용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 채용된 현대제철의 경력사원은 약 400명으로, 신입사원 150여 명의 약 3배에 이른다. 기술 사무직은 전체의 31%가량이 경력사원이다.

경력직으로 들어와 현재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는 서정호 과장은 “경력 직원에게 현대제철만큼 열린 조직이 없다”면서 “기존 경력에 걸맞은 처우를 결정하는 공정한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산하에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기업으로서 뚜렷한 색채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의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우향우 정신’, 현대자동차의 ‘돌격 앞으로’와 같은 현대제철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 경력사원도 3∼5년마다 순환근무

임직원들은 회사 측의 ‘결속’ 노력에 ‘시너지’로 화답했다. 각 공장 직원들이 선의의 경쟁과 서로의 조업환경을 벤치마킹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 회사 인천공장의 이형철 생산기술팀장은 “7년 전 인천제철 시절 강원산업 합병 과정에서 각각 다른 두 공장을 오가며 배운 경험이 소중하다”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발견하고 각 공장의 개선점을 깨닫는 순간이 수없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현대제철은 지금도 인천, 포항, 당진 공장의 직원들이 매월 함께 논의하는 정례적인 미팅을 열면서 제품 데이터를 서로 비교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공장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회수율(고철 t당 생산되는 쇳물의 비율)이 합병 전 88%에서 합병 뒤 90%로 올랐다. 이로써 전체 원가의 약 2%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도 현대제철의 자랑이다.

이 회사 함영철 마케팅팀장은 “철근, 형강만 생산하는 경쟁사와 달리 제품군이 다양해 건설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며 “안정적 수익을 올리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3.신입사원 6개월간‘멘터’가 보살펴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현대제철의 친화력이 빚어낸 가족적인 문화는 신입사원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합격의 기쁨을 누린 신입사원들은 매년 합격의 ‘감동’도 맛본다. 사장이 직접 축하의 뜻을 담아 쓴 편지와 샴페인, 꽃바구니가 집으로 배달되기 때문이다.

입사한 뒤 6개월간 회사 생활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멘터링 제도’도 특별하다. 멘터로 지원한 회사 선배들은 신입사원의 교육계획서를 직접 만들어 주며 신입사원의 ‘연착륙’을 책임진다.

박주칠 인재개발팀장은 “회사가 멘터링 워크숍을 마련해 활동에 피드백을 주고 멘터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등 멘터링에 특별히 애정을 쏟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 가족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공유한다. 회사의 비전은 세계 6위로의 도약에 발판이 될 일관제철소다. 이 비전을 이끌 신입과 경력사원을 내년부터 제철소가 완공될 2011년까지 매년 180여 명씩 선발할 예정이다.

박승하 현대제철 사장(내년 1월 1일자로 부회장 승진 예정)은 “우리 회사는 글로벌 마인드와 열정을 지닌 ‘창조적 도전자’를 찾고 있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도전의식을 가진 인재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Q&A / 입사후 근무지는 어디인가요?

서울사무소-지방공장 등 4곳

신입사원은 전원 희망지 배치

현대제철 직급별 연봉
성과급 포함, 복리후생비 등은 제외.
직급연봉
임 원1억 원 이상
부 장7000만∼8300만 원
차 장6000만∼7300만 원
과 장5300만∼6500만 원
대 리4600만∼5400만 원
사 원3900만∼4200만 원
자료: 현대제철

동아일보는 취업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토대로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취업 관련 질문을 골라 현대제철의 답변을 들었다.

Q. 대졸신입사원 공채 일정은….

A. 보통 5∼6월, 10∼11월 두 번에 걸쳐 진행한다. 일관제철소 완공 후를 대비해 신입사원을 조기에 확보해야 하는 점 때문에 내년엔 8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Q. 선발 절차는….

A.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 총 4단계 과정으로 진행된다. 실무면접은 지원 분야의 사내 전문가들이 면접관으로 구성돼 해당 지원분야를 중점적으로 검증한다. 임원면접은 실무면접 합격자를 대상으로 인성 중심으로 평가한다. 별도의 영어 인터뷰가 면접전형 안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외국어를 자주 쓰는 부서는 따로 어학능력을 체크한다.

Q. 채용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A. 도전인, 창조인, 전문인, 친화인의 4대 인재상을 요구하는데, 이 인재상에 적합한지를 눈여겨본다. 특히 ‘근본이 된 인재’를 선호한다. 다양한 조직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회사가 조화를 중시했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율을 잘 지키는지를 본다.

Q. 입사 후 근무지는….

A. 대졸 신입사원이 배치되는 근무지는 크게 네 곳으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사무소, 인천공장, 포항공장, 당진공장이다. 본사 관련 부서와 일관 제철 사업 관리부서에 배치되면 서울사무소에서 일하게 된다. 공대 출신 엔지니어 신입사원들은 세 곳의 공장에서 근무하지만, 일관제철소와 관련해 선발된 연구인력은 당진 기술연구소에 배치된다. 채용 단계부터 원하는 근무지, 부서를 고려해서 뽑기 때문에 신입사원 전원이 원하는 곳에서 일한다.

Q. 여성인력의 비중은….

A. 일반 사무기술직의 경우 15%를 약간 웃돈다. 앞으로 회사 인재상에 부합되는 우수 여성 인재 채용 폭을 늘려갈 계획이다.

Q. 해외 근무 기회는….

A. 일관제철사업 프로젝트와 관련해 외국 기업과의 접촉이 크게 증가하고 해외 근무 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칭다오(靑島)에 법인이 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베이징(北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본 도쿄(東京) 등에 해외 지사가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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