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류 설비투자 증가율 6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

  • 입력 2007년 12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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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의 바탕이 되는 기계류 설비투자 증가율이 약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체 설비투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계류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기존 설비의 노후화에 따른 기본 투자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해 제조업 분야의 성장동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기계류 설비투자액은 17조42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기계류 설비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01년 4분기(―3.7%) 이후 23분기(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정보기술(IT) 제조업이 기계류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끌어 왔으나 올 3분기에는 IT 투자까지 부진하면서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01년에는 외환위기 회복 과정에서 1999년과 2000년 설비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으로 기계류 설비투자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으나 이후 2002년 1분기부터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 왔다.

신용카드 부실 영향으로 민간소비 지출이 크게 부진했던 2004년에도 기계류 설비투자는 5∼10%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한은은 “기계류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새 지폐 발행에 따른 현금자동화 기기 및 자판기 센서 교체 수요가 상반기 중에 거의 마무리된 데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광학기기 등 그동안 일반기계 투자를 이끌었던 부문의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내년 경기 전망을 그만큼 불투명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기계류와 운수장비를 합친 3분기의 전체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쳐 2004년 1분기(―0.1%)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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