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코멘트
속타는 총장 내정자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삼성 ‘떡값’ 관련 질의가 쏟아지자 답답한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승  기자
속타는 총장 내정자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삼성 ‘떡값’ 관련 질의가 쏟아지자 답답한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승 기자
“근거없는 의혹만으로 그만둘 수 없다”

《“본인과 검찰의 명예를 위해 후보자 지명을 반납할 생각이 없느냐.”(민주당 조순형 의원) “뚜렷한 근거 없이 의혹만으로 검찰총장 후보자가 그만둘 수는 없다.”(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13일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 청문회에서는 전날 김용철 변호사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해 제기한 임 내정자의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

임 내정자는 삼성 떡값 의혹에 대해선 “만약 금품이나 청탁을 받았다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전면 부인했다. 삼성 측 인사와의 골프 회동과 관련된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떡값 의혹 집중 추궁=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사제단의 전날 의혹 제기에 대해 “검찰 치욕의 날이다. 떡값을 받은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임 내정자는 “내 이름이 거론됐다는 것 자체가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처음 문제 제기한) 김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 김 변호사나 삼성으로부터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주호영, 김명주 의원도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현직 신분으로 구속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몰아붙였으나 임 내정자는 “그럴 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은 “내정자가 대통령이라고 생각해 보라. 지금 엄청나게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도 “검찰의 수장이 될 분을 상대로 사제단이나 김 변호사가 주지도 않은 뇌물을 줬겠다고 했겠느냐”고 압박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검 도입 논의에 대해 임 내정자는 “국회가 결정할 일”이라며 “국회에서 합의해 특검이 통과되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 그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삼성 인사와 골프 쳤나=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삼성이 운영하는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에 가봤느냐” “임 내정자가 고교 동문인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 장충기 부사장과 함께 베네스트에서 자주 골프를 쳤다는 제보가 있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임 내정자는 “기억이 안 난다”라고만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동철 의원은 “내정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그걸 국민이 믿겠느냐. 이들과 골프를 쳤느냐”고 거듭 물었지만 임 내정자는 “동문 선배들이 나오라고 하면 1년에 몇 번 나가지만 누구랑 어디에서 어떻게 쳤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누구와 골프를 쳤는지 기억에 없다고 했는데 1년에 골프를 몇 번이나 치느냐”는 민주당 조순형 의원의 물음에 임 내정자가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조 의원은 “그것도 기억 못하면서 어떻게 검사를 하느냐”며 질책하기도 했다.

한편 노 의원은 이날 거듭 김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했지만 최병국 법사위원장과 대통합민주신당, 한나라당 간사들은 “필요할 경우 별도의 날짜에 법무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자”는 선에서 결론을 내렸다.

▽김경준 수사 “빨리 하라” vs “악용 말라”=대통합민주신당 측은 대선 후보 등록일인 25일 이전에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관계를 포함한 수사를 매듭짓고 결과를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측은 김 씨의 송환 및 수사가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검찰이 중립을 지키고 수사 보안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했다.

임 내정자는 “수사 시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수사하겠다”며 “의원들이 우려하는 일(수사 결과 유출을 통한 의혹 부풀리기)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칙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의 자녀 ‘유령 취업’ 및 탈세 의혹에 대해선 “고발이 들어오면 일반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 도중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노인 폄훼 발언 등을 문제 삼아 ‘패륜아’라는 표현을 쓰며 비난하자, 대통합민주신당 이상민 의원은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열거하며 ‘파렴치범’이라고 맞비난하는 등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였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