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의 굴욕’…수신잔액 펀드에 추월당해

  • 입력 2007년 11월 13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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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시중자금은 고수익을 노린 펀드 상품에 몰리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자산운용사 수신잔액에 추월당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기준으로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은 269조5433억 원으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268조9834억 원을 능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잔액이 은행 정기예금을 추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10월 한달 동안에는 정기예금이 고작 8401억 원 증가한 데 비해 자산운용사 수신은 13조136억 원이나 늘어 두 부문간의 수신잔액 격차는 12조7000억 원대로 더 벌어졌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밀려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정기예금마저 자산운용사에 눌리는 등 양면에서 협공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1~10월중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은 무려 16조6000억 원이 감소했으며 정기예금은 7조 원이 늘어나는데 그친데 비해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액은 48조 원에 이르렀다.

은행들은 이 때문에 대출재원을 은행채와 CD(양도성 예금증서)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데 올해 1~10월 은행채 발행규모는 26조4000원으로 같은 기간의 정기예금 증가액 7조원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또 CD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25조2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이른바 시장성 수신규모가 32조원에 달했다.

은행들은 정기예금 유치를 위해 쉼없이 특판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나 주식형펀드로 대표되는 자산운용사 상품과의 경쟁에서는 힘이 부치는 편이다.

시중은행들은 그러나 최근 중국을 포함한 해외펀드의 수익률 조정 양상이 뚜렷해지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으로 안전자산 선호 추세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다시 정기예금 쪽으로 자금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로 자금이 은행권으로 회귀할지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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