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핵심 신기술 中 경쟁사에 유출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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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철강제조 핵심 신기술을 중국의 대형 철강업체에 팔아넘긴 포스코의 전 연구원들이 붙잡혔다.

이번 기술유출에 따른 중국 철강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중국 현지매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포스코의 피해 규모는 향후 5년간 2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12일 포스코의 철강재 제조 신기술을 중국 상하이 바오산(寶山)강철에 돈을 받고 넘긴 혐의로 E기술컨설팅 대표 이모(52) 씨와 같은 회사 전무인 이모(49) 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 기술개발실과 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각각 근무했던 이들은 지난해 8월 퇴사를 앞두고 신기술이 담긴 파일 1048개와 제조공정 관련 기밀자료를 빼내 올해 5월 중 두 차례에 걸쳐 바오산강철 쪽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바오산강철은 중국 자동차, 가전제품용 강판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대표적 철강업체다. 이 씨 등은 바오산강철 측으로부터 50억 원을 받기로 하고 자료를 넘겼으며, 이 중 13억9000만 원을 먼저 받아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씨 등이 빼돌린 기술은 포스코가 지난 10년간 150여 명의 연구 인력과 45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것. 포스코는 조만간 철강제조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 기술의 특허를 낼 예정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기술은 포스코가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기밀자료로 분류해 외부 유출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유출된 자료들은 포스코의 철강제조 공정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만큼 방대했으며 예상 피해규모는 향후 5년간 2조8000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또 포스코 관계자는 “유출된 신기술을 바오산철강이 생산에 적용한다면 원가 경쟁력뿐 아니라 제품의 품질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포스코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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