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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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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건설사들의 땅 구입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가로 택지비를 평가하는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됨에 따라 웬만큼 사업성이 좋지 않으면 땅을 살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반면 땅값은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은 되레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토지 매입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땅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2, 3년 뒤에는 민간 부문의 주택 공급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용지 매입 시장 급랭
자체사업(직접 땅을 사서 시공)을 활발히 벌여 온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택지지구 내 1건을 분양받은 것 외에는 민간 택지를 전혀 사지 않았다. 자체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팀까지 만든 GS건설, SK건설과 월드건설, 반도건설 등도 올해 토지를 사들이지 않는 등 주택부문 사업계획을 크게 줄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구매는커녕 오히려 회사 보유의 주택사업 용지를 시행사 등에 파는 것이 어떻겠냐는 내부 검토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부동산종합회사인 신영의 홍성태 상무는 “아파트용 토지의 절반 정도는 감정가에, 나머지는 감정가의 2∼3배, 극소수 땅은 그 몇 배의 비용에 매입하는 현실에서 택지비를 감정가로만 인정한다면 주택사업을 펼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땅값은 요지부동
주택 용지의 거래는 뚝 끊겼지만 수도권과 지방 주요 지역의 토지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경기 여주군 여주읍은 올해 상반기 ‘여주 프리미엄아웃렛’이 입점하면서 주변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리지역이 30% 이상 급등한 3.3m²(1평)당 30만∼60만 원에 호가(呼價)가 형성됐다. 하지만 거래가 끊긴 지금도 여전히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된 경기 광주시 오포읍이나 용인시 외에 경기 안성시 등도 값이 오른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7만∼8만 원에 불과했던 안성의 관리지역이 화성시 동탄신도시 개발붐을 타고 지금은 30만∼35만 원에도 사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땅값이 요지부동인 이유는 무엇보다 개발 기대감 때문. 최근 코레일이 서울 용산의 철도정비창 용지를 3.3m²당 최저 5369만 원으로 책정한 것이나 서울시가 뚝섬 시유지를 3.3m²당 7000만 원에 팔면서 언젠가는 개발이 될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중앙대 하성규(도시계획학) 교수는 “연말 대선 후보들의 각종 선심성 개발정책과 혁신, 기업, 행복 도시 건설 등 내년 이후에도 토지 가격 상승 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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