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가 독주하던 친환경車레이스…벤츠‘무서운 끼어들기’

  • 입력 2007년 9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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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11일(현지시간)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19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를 발표했다. 이 중 16대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차례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기술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벤츠는 11일(현지시간)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19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를 발표했다. 이 중 16대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차례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 기술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19종 동시 발표

메르세데스벤츠가 도요타에 ‘핵 펀치’를 날렸다. 벤츠는 11일(현지 시간)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를 능가하는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들을 발표해 자동차업계를 놀라게 했다. 도요타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놓고 벤츠를 중심으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돼 치열한 ‘친환경 기술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 ‘L당 18.9km’ 경차 수준 연비 구현

벤츠는 이번 모터쇼에서 19종류의 친환경 자동차를 발표했다. 이 중 16대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을 받는 차종은 2010년 이후 판매될 ‘F700’이다. 기존의 가솔린엔진과 전혀 다른 압축착화 방식의 디즈오토(DiesOtto)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시켜, 1800cc로 258마력을 내면서 L당 18.9km를 갈 수 있다. 이는 경차 수준의 연료소비효율이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월등한 연료효율 개선 효과에다 고출력까지 확보해 상용화할 경우 기술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벤츠는 올해 말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이상으로 연료효율을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낮춘 소형 디젤엔진 하이브리드카(스마트 포투 cdi mhd)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천연가스차(B170 NGT), 2010년에는 연료전지차(B F-Cell)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도 올해 말 도요타 ‘프리우스’에 맞먹는 ‘골프 블루모션’과 ‘A3 1.9TDI e’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들 모델은 고속 주행할 경우 프리우스보다 연료효율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크스바겐은 골프를 비롯해 2008년 안에 친환경 차량인 9종류를 판매할 예정이다. 푸조도 연료효율과 환경, 동력성능 등 모든 면에서 프리우스를 앞서는 ‘308하이브리드 HDi’를 내놔 주목을 받았다.

반면 과거 모터쇼에서 각광받았던 고출력 차량들은 구석진 자리로 옮겨졌다. 벤츠 C63AMG와 BMW M3, 아우디 RS6는 이번 모터쇼에 처음 공개됐지만 친환경차에 밀려 행사장의 중앙을 차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발표회 때 제대로 소개되지도 않았다.

○ 폴크스바겐-푸조 등 디젤 엔진 승부수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벤츠, 폴크스바겐, 푸조 등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엔진 기술을 발달시켰다. 엔진의 효율을 높이지 않고는 동력을 보조하는 전기시스템인 하이브리드를 붙여 봐야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솔린엔진에 비해 기본적으로 연료효율이 높은 디젤엔진에 대해서는 유럽 회사들의 기술이 월등하기 때문에 유럽의 디젤 하이브리드카가 도요타의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문가들을 예상하고 있다.

벤츠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토마스 베버 박사는 인터뷰를 통해 “고효율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뛰어넘는 친환경 자동차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회사들의 계획대로라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존재가치가 낮아져 고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사업에 1조 엔 이상을 투자하고도 아직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도요타가 유럽 회사들의 ‘기술 공세’에 어떤 대응을 할지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도 가솔린엔진 외에 액화석유가스(LPG)와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카 연구를 통해 선두권 업체들과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프랑크푸르트=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의 대표적인 친환경 차종 비교
회사모델이산화탄소배출량(g/km)연료소비효율(km/L)방식
메르세데스벤츠스마트 포투 cdi mhd7834.4디젤+하이브리드
스마트 포투 ed 0-전기모터
A160 cdi11922.2디젤
B170 NGT13520.4천연가스
B F-Cell0-연료전지
C300 블루텍 하이브리드12221.7디젤+하이브리드
S400 블루텍 하이브리드15417.2디젤+하이브리드
F70012718.9가솔린+하이브리드
아우디A3 1.9TDI e11922.2디젤
폴크스바겐폴로 블루모션9926.3디젤
골프 블루모션11922.2디젤
푸조308하이브리드 HDi9029.4디젤
도요타 렉서스프리우스10423.3가솔린+하이브리드
LS600hL21910.8가솔린+하이브리드

자료: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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