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업종별 No1]구직자엔 정보주고…기업들엔 활력되고…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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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부를마치며

《젊은 구직자에게는 ‘알찬 취업 정보’, 기업에는 ‘신선한 컨설팅 자료’ 제공을 지향하면서 시작된 ‘입사 선호 업종별 No.1’ 시리즈 1부가 8일 삼성물산(20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본보의 토요일자 경제섹션 ‘위크엔드 동아경제’ 신설에 맞춰 올해 3월 31일부터 매주 토요일 게재된 이 시리즈는 ‘기업이 알리고 싶어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구직자가 원하는 정보와 잘 알려지지 않은 약점까지 심층 취재해 소개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리즈가 나가면서 다른 주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본보 경제부는 이번 주 토요일(15일)부터 ‘업종별 입사 선호 기업’ 시리즈 2부를 시작할 예정이다.》

1. 약점까지소개…“균형감갖춰”

5개월 이상 계속된 이번 시리즈에 소개된 기업들은 한결같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때로 잘 알려지지 않은 ‘아픈 곳’까지 지적해 곤혹스러워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회사의 실상을 사내외에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됐고 회사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는 반응이었다.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기사의 내용과 반향을 일일이 체크했다. 특히 시리즈가 나간 직후인 월요일에는 각 기업에서 직원들 사이에서 하루종일 큰 화제가 됐다.

삼성카드는 해당 기사를 사내(社內) 통신망에 올렸는데 조회 건수가 2000건을 넘어섰다. 유한양행은 기사를 오려 사무실에 붙여 놓은 부서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모 기업은 해당 신문을 1만 부 추가 구입해 사내교육원에 비치하기도 했다.

과거 공기업으로 있다가 민영화된 포스코와 KT&G 임직원들은 “민영화 이후의 회사 모습이 이처럼 자세하고 입체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심층분석…인쇄매체장점살려”

삼성전자 인재개발연구소의 안승준 전무는 “이번 시리즈는 구직자에게는 업종별 대표 기업을 꼼꼼히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줬고 기업들에도 다른 기업의 특징, 장단점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홍보담당 부사장 출신인 이용훈 로템 사장은 “현대차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 사내에서도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김동원 부행장은 “은행 내부에서 (동아일보 기사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그렇게 유익하고 재미있게 나올 줄 몰랐다”고 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김준식 상무는 본보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 “입사하고픈 사람이나 직장인 모두에게 가독성 높은 기획이었고 사안을 심층 분석하는 인쇄 매체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기사”라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의 금석호 차장도 “우리 회사는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이어서 일반 대학생들에게 잘 안 알려진 편인데 동아일보의 보도 이후 뭔가 달라져 있었다”고 전했다.

내부의 불만이나 문제점 지적도 그대로 기사화하자 직원들에게서 ‘손이 잘 안 닿는 가려운 곳을 긁어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3.“채용설명회자료로활용”

‘동아일보에 신세계 기사 났습니다. 기업의 이미지 연봉 일상생활 등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네요. 면접을 보는 우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네이버의 한 취업 블로그)

‘오늘 동아일보에 삼성생명이 기획기사로 게재됐어요. 보셨나요? 상반기에 55명을 뽑을 거라네요.’(다음의 한 취업 카페)

취업정보업체인 인크루트 관계자는 “인터넷의 취업정보 카페와 블로그 등에서 동아일보의 시리즈 기사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본보가 구직자들의 궁금증을 취합해 해당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직접 해답을 받은 ‘Q&A/이것이 궁금해요’ 코너는 지금도 끊임없이 취업 카페 등에 올라가고 있다.

신동휘 CJ그룹 홍보담당 상무는 “동아일보 기사는 입사 지원자들 사이에 일종의 수험 지침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CJ㈜의 채용 면접장에서는 상당수 지원자가 이 회사를 다룬 본보 신문을 ‘CJ 입사 족보’처럼 읽고 있었다는 것.

한국IBM은 본격적인 하반기(7∼12월) 채용 시즌을 맞아 본보 기사를 포스터 형식으로 만들어 채용설명회 때 회사 소개 자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내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으로 사옥을 이전할 때 본보 기사를 사내 교육 및 대외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기업이 알리고 싶어 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감추고 싶은 약점이나 보안 사안까지도 취재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최대 수천 쪽에 달하는 사사(社史)를 탐독하는 것은 취재의 기초이자 시작이었다.

국민은행 임직원 60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면서 임원급 20명을 제외한 나머지 40명에 대한 대면 접촉 조사는 본보 기자들이 사내 구내식당을 누비며 직접 진행했다. 일부 기업은 가장 민감한 사안인 ‘연봉’ 공개를 꺼려 ‘우회 취재’를 통해 파악하는 일도 있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동아경제에 보도된 ‘입사 선호 업종별 No.1’
삼성전자(전기·전자, 3월 31일) 포스코(철강, 4월 7일) 국민은행(은행, 4월 14일) SK텔레콤(정보통신, 4월 21일) 현대자동차(자동차, 4월 28일) 삼성생명(보험, 5월 5일) SK㈜(정유, 5월 12일) 신세계(유통, 5월 19일) LG화학(석유화학, 5월 26일) 삼성증권(증권, 6월 2일) CJ(식품·음료, 6월 9일) 현대중공업(조선, 6월 16일) 포스코건설(건설, 6월 23일) 유한양행(제약, 6월 30일) 대한항공(물류운송, 7월 7일) 삼성카드(카드, 7월 14일) KT&G(기타제조업, 8월 18일) 한국전력(공기업, 8월 25일) 한국IBM(외국계, 9월 1일) 삼성물산(무역, 9월 8일)
기업 20개사 기업(업종, 게재일)

삼성전자 ‘완벽주의’ 포스코 ‘우향우 정신’…

리더십+조직문화+인재육성이 ‘입사 선호 기업’ 선정 원동력

■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었다

‘실적 중심의 리더십과 조직 문화, 안정적인 사업 구조(포트폴리오), 인재 양성 투자, 변화와 혁신 추구’.

본보가 소개한 입사 선호 기업 20곳에서 나타난 공통된 특징이다. 이들 기업은 리더십과 조직 문화, 사업 구조와 인재 양성 측면에서 일반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작은 업무까지 철저히 챙기는 완벽주의가 조직 문화에 배어 있었다. 포스코 임직원은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하고, 그래도 못하면 오른쪽으로 돌아서 영일만에 빠져 죽겠다’는 ‘우향우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해봤어 정신’이 지금도 회자된다.

실적 중심의 성과주의도 공통된 특징이다. 국민은행은 실적이 나쁜 지점장을 본부 한직에 배치한 뒤 급여를 삭감하는 직원 퇴출제도인 ‘후선역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할 정도로 성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상하 간 쌍방향 의사소통도 중시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은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챌린지 보드’가 수시로 업무 아이디어를 건의하고, 아파트 브랜드도 직원 투표로 결정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편이다. 유한양행도 2∼4년차 사원이 참가하는 ‘사원운영위원회’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경영진에게 낸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신세계, 한국전력, KT&G 등 국내 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내수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이들 회사는 미래를 이끌 인재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G는 교육 기회 제공 의무를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교육 학점을 승진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IBM의 모든 직원은 개인의 역량 개발 목표를 기록한 자기발전 계획서를 매년 회사에 낸다. 회사는 직원 1인당 연간 25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연간 교육비로 직원 1인당 211만 원을 썼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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