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틈새 기업으로 만루홈런 또 쳐 내야죠”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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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텐배거’ 펴낸 이상직 케이아이씨 회장

“제조업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금융과 함께 그룹의 양대 축입니다.”

6년 전 유명 펀드매니저 자리를 박차고 나와 ‘거침없는’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 10곳에, 연간 매출 3000억 원의 탄탄한 기업군으로 키운 이상직(43·사진) 케이아이씨그룹 회장.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회장 집무실에서 처음 만난 이 회장에게 “제조업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업계에서 M&A 전문가로 통하는 그의 입에서 “기업가치를 높여 비싼 값에 되팔 것”이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여지없이 깨졌다.

그는 “M&A 시장의 논리로 따지면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제조업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전칠기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가 원목가구가 등장하면서 사업에 실패한 부친을 보면서 성장한 이 회장에게 제조업은 언젠가는 도전해야 할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장기불황을 겪었던 일본이 요즘 다시 살아나는 것도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이에요. 현재 플랜트용 가열로 제작 업체인 케이아이씨㈜를 주축으로 제조업체 6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유망한 제조업체가 있으면 인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회장은 또 “증권회사에서 여러 부서를 거치면서 터득한 금융지식이 기업 경영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제조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금융만 잘 이용하면 어려운 일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대증권에서 10여 년간 지점 관리 부서와 리서치센터, 자산운용 부서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 지금도 계열사로 이스타투자자문과 이스타벤처투자 등 금융회사 2곳을 경영하고 있다.

금융과 제조업 등 업계를 두루 거친 이 회장은 최근 저술가로도 데뷔했다. 자신의 사회경험과 기업인로서의 꿈을 담은 책인 ‘텐배거(Ten bagger·만루홈런을 뜻하는 속어로 투자시장에서는 10배 수익률을 의미)’를 펴낸 것. 이 책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펀드매니저로 첫 번째 만루홈런을 치고, 작은 그룹 회장으로서 두 번째 만루홈런을 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계열사들이 각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글로벌 니치 기업’(틈새시장의 세계 선두 기업)으로 성장하면 세 번째 만루홈런이 될 것 같네요.”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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