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돈맥경화’… 亞 증시 또 폭락

  • 입력 2007년 8월 1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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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 이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한동안 진정 기미를 보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한 데 이어 15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올해 들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1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월마트의 수익전망 하향 조정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신용경색 우려가 높아지면서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07.61포인트(1.57%) 하락한 13,028.92로 거래를 마쳤으며 나스닥지수도 43.12포인트(1.70%) 떨어진 2,499.12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이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실물경제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소비동향에 민감한 월마트는 이날 올해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종전 3.15∼3.23달러에서 3.05∼3.13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자산운용사인 센티넬 매니지먼트 그룹이 고객들의 상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신규 자금 수신을 중단했다고 밝힌 것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유럽에서도 영국(―1.21%) 프랑스(―1.63%) 독일(―0.66%) 증시가 하락세로 마감됐다.

15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전날보다 369.00엔(2.19%) 하락한 16,475.61엔으로 마감돼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다.

대만 자취안지수(―3.57%)와 홍콩 H지수(―3.43%)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14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충격이 뮤추얼펀드와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뮤추얼펀드 가운데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 투자한 스몰캡 펀드와 부동산펀드,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하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한 펀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자금이 증권과 채권 쪽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머니마켓펀드(MMF)와 미국채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것. 로이터통신도 이날 미국 CP 시장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1조1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시장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이 몰아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 또 다른 위기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꼽히는 CP까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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