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수료 덜 내려면…‘주거래 은행’ 한우물 파세요

금리와 달리 은행 수수료는 ‘고정불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각 은행의 홈페이지에는 항목별 수수료가 게시돼 있다. 하지만 모든 고객이 동일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과 고객등급이 높으면 똑같은 서비스를 받아도 훨씬 저렴한 수수료를 낸다.

전문가들은 “주거래은행을 정해 각종 금융거래를 집중시키면 높은 등급을 받아 수수료를 아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객 등급 나눠 수수료 면제-할인

은행들은 수익에 도움이 되는 우량 고객을 위해 등급별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 주고 있다.

국민은행은 거래실적에 따라 4등급으로 우량 고객을 분류한다.

3개월 동안 예금 평균 잔액이 3000만 원 이상이고 거래 시 적립된 KB포인트가 1만 점 이상이면 최고 등급인 MVP스타로 분류된다. 이들 고객에게는 25가지 수수료가 면제되며 환전 시 우대환율이 적용된다.

신한은행도 예금과 고객의 거래 기록을 점수화해 우수 고객을 4등급으로 나눈 뒤 각각 다른 수수료를 적용한다.

수수료는 신용등급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기업 고객이 마이너스 대출한도를 약정하면 은행은 한도액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빌려 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대신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적인 수수료를 물린다.

신한은행 내부 규정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AA- 등급 이상일 경우 연 0.1% 이상의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B+ 등급 이하는 수수료가 0.5% 이상으로 올라간다. A- 등급 이상이면 지점장 재량으로 수수료를 면제할 수 있지만 그보다 낮으면 본부의 최고 심사역협의회나 담당 부행장이 별도로 정할 경우에만 면제된다.

○중도상환수수료, 임직원은 면제

중도상환수수료는 빌린 돈을 정해진 기간이 되기 전에 갚으면 자금운용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손실을 보전하는 의미에서 물리는 수수료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내부 규정으로 임직원 대출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경우에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데 실제로 이용하는 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임직원들에게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수수료에 대해서도 별다른 혜택을 주지 않는다.

○수수료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시중은행의 항목별 수수료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or.kr)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하지만 게시된 수수료는 대부분 ‘정가’다. 자신에게 적용되는 ‘할인가’를 알고 싶으면 직접 거래 은행에 문의해야 한다. 주거래은행을 상대로 충분한 거래실적을 쌓았다면 우수 고객으로 분류돼 수수료 감면이나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거나 ‘직장인 우대통장’과 같은 수수료 우대 상품을 이용하면 수수료 지출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서도 상당수 은행이 수수료 면제 및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은행별 최고 고객등급 조건과 혜택
은행	최고등급	조건	수수료 혜택	기타 혜택
국민	MVP스타	KB 포인트 1만 점 이상이고 3개월 예금 평균 잔액 3000만 원 이상	25종 면제, 환율 우대	골프장 예약, 콘도 할인,항공권 우대 등
신한	프리미어	탑스 점수 2000점 이상 또는 3개월 예금 평균 잔액 1억 원 이상	22종 면제,환율 우대	전담창구, 재테크 및 세무 상담 등
우리	플래티넘	부동산담보대출 제외한 우리금융그룹 자산 3억 원 이상(담보대출 포함 시 10억 원 이상)	22종 면제, 환율 우대	신용카드 연회비 5년 면제,우리투자증권 업무수수료 면제 등
하나	하나VIP	하나 포인트 1000점 이상	17종 면제,환율 우대	신용카드 연회비 할인 등
자료: 각 은행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