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없이 자산 200조 원 달성 뜻 깊어” 박해춘 우리은행장

  • 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우리은행의 자산 규모가 16일 기준으로 2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인수합병(M&A) 없이 이뤄 낸 성과라 뜻 깊습니다. 요즘 은행업이 처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취임 100일을 맞아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박해춘(59·사진) 우리은행장은 자신만만했다.

취임 100일에 대한 소감을 묻자 “지난 한 해에만 우리은행의 대출이 46조 원이나 늘어나 부실을 걱정하면서 취임했는데 이후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크게 염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하반기에 우량자산 중심으로 자산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이 지목한 은행업의 위기는 은행 자금이 대거 증시로 이동하는 상황.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권에서 23조 원이 이탈했고 이 중 19조 원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흘러갔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증권사들의 규모가 지금보다 커지면 더는 4%대의 금리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며 “은행들도 증시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향후 은행과 증권사의 금리가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 은행들은 ‘먹느냐 먹히느냐’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3년 동안 달성하려던 카드의 목표 시장점유율 10%를 1년 내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은 또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빠를수록 좋지만 외국 자본에 점령당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포스코와 KT&G 등 적대적 M&A에 노출되는 기업들의 ‘백기사’ 역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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