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나의 삶…라떼 아트는 삶의 예술인 셈”

  • 입력 2007년 7월 9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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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커피 잔 밑바닥에 검붉은 에스프레소가 부어진다. 뜨겁게 덥혀진 우유와 부드러운 거품이 더해지고 그 위에 짙은 갈색의 초코 시럽도 뿌려진다.

커피 전문가 이영민(34) 씨가 '라테 아트'를 펼칠 준비가 다 된 순간이다.

그는 핀처럼 가는 막대를 이용해 커피 잔 속 에스프레소와 우유 거품, 초코 시럽 위를 오가며 순식간에 국화 한 송이를 그려낸다.

그 작은 '캔버스' 안에서 강아지 나비 별 등 60여 가지가 넘는 문양들을 만들어 낸다.

이 씨는 다음의 '노하우 팟'에 라테 아트 기술을 담은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가 식어 맛이 떨어지면 안돼요. 재빨리 그려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20초의 미학'이라고도 부르죠."

서울 마포구의 'CBSC 커피작업실'에서 바리스타(barista·커피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그는 국내 1세대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1998년 한 커피 회사의 기획 업무를 담당하다가 에스프레소 커피에 빠졌고, 그 후 커피는 그의 모든 것이 됐다.

라테 아트는 커피 잔 위에 나뭇잎을 그린 한 장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것을 계기로 시작했다. 독학으로 일년 정도 연습하면서 라테 아트를 익혔다고 한다.

2003년 사이버공간에서 큰 화제가 됐던 이 씨의 라테 아트 사진들은 같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학생이 찍은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라테 아트 책을 냈고, 요즘은 커피전문가로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커피가 제 삶이니 라테 아트는 '삶의 예술'인 셈입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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