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父子갈등 재연

  • 입력 2007년 7월 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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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차남 강문석 이사가 회사의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한 자사주 매각 결정에 반발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직전까지 갔다가 막판 타협으로 간신히 매듭지어졌던 부자(父子)간 경영권 갈등이 3개월여 만에 법적 다툼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동아제약 강문석 이사 측은 2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EB 발행을 통한 자사주 매각과 이에 대한 채무보증은 회사와 주주에 심각한 손실을 끼칠 수 있다”며 이사회결의효력 정지 및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가처분 신청에는 강 이사와 유충식 이사, 한국알콜산업, 수석무역 등 강 이사 측의 주주들이 참여했다.

강 이사 측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아직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특정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부활시켜 경영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동아제약은 2일 이사회를 열고 강 이사의 반대 속에서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자사주 74만8440주(7.45%) 전량을 EB로 발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넘길 수 있는 방안이어서 동아제약 경영권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EB 발행 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을 납부하고 공장 재배치와 연구개발 투자를 하려면 자사주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강 이사가 사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주에게 알리기 위한 포석”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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