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 뚝뚝… 국산차 한숨 푹푹…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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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가격 인하 경쟁이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BMW 등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맞서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유예금융, 세금 지원 등 가격 부담을 덜어 주는 판매 조건을 내걸고 나섰다. 국산차 업체들도 수입차와 경쟁하는 대형차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신차 가격도 수입차 가격에 맞춰 저울질하고 있다.》

○수입차, 세금 지원 등 가격 인하 폭 넓혀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예금융 제도를 앞 다퉈 실시하고 있다. 유예금융이란 차 값의 30∼50%를 3년 뒤에 갚는 대신 월 납입 금액을 30만 원대로 대폭 낮춘 제도다.

아우디 A4 2.0 TFSI의 경우 차 값의 30%를 먼저 내고 3년간 월 36만9000원씩 분납하면 차를 보유할 수 있다. 3년 뒤에 차 값의 50%를 갚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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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차 값의 2%) 등록세(차 값의 5%)를 지원해 간접적으로 가격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

벤츠는 E280과 E350 구입 고객에게 취득세를, ML350 구입 고객에겐 등록세를 지원한다. 혼다도 어코드3.0의 취득세를, 크라이슬러는 모든 디젤 차량의 취득세, 등록세를 대신 내 준다.

G35세단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등록세를 지원하는 인피니티 측은 “구입 차종에 따라 279만∼527만 원의 할인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 100만 원 상당의 주유권이나 50만∼70만 원 상당의 내비게이션을 무료로 선물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국산차, 수입차에 맞서 가격 정책 조율

현대자동차는 올해 말 선보일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의 가격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 차는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1조 원 넘게 투자하고 있는 야심작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렉서스나 BMW 못지않은 가격을 받고 싶어한다. 실제로 지난달 말 고객 품평회에서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가격을 5000만∼6000만 원 중반대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BMW가 제네시스의 경쟁 차종인 528i의 가격을 1900만 원 인하한 6750만 원에 선보여 현대차를 당혹하게 했다.

게다가 SK네트웍스가 수입차를 직수입할 경우 차 값은 지금보다 20% 안팎 낮아질 것으로 보여 5000만∼6000만 원대 제네시스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러한 고민은 올해 말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M’을 출시할 기아자동차와 2인승 스포츠카 ‘G2X’를 선보일 GM대우도 마찬가지다.

수입차 가격 인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차 업체들은 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가 그랜저와 에쿠스 고객에게 무료 골프 부킹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GM대우는 차량 구입에서 폐차까지 가능한 토털서비스를, 르노삼성은 서비스센터 확충을 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가 지난달 중국에서 가격 경쟁에 못 이겨 최대 16% 할인 결정을 내린 것처럼 차 값 인하 경쟁이 불붙은 국내에서도 신차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수입차보다 월등한 서비스를 펼쳐 고객을 더는 빼앗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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