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직원들 ‘못 말리는 직업병’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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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 고객 상담을 맡고 있는 권지인(여) 씨.

어느 날 버스에서 졸다가 승객들이 내리는 소리를 듣고 무심결에 이렇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고객님.”

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사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나의 아름다운 직업병’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일하면서 몸에 밴 친절한 언행과 서비스 마인드 때문에 생긴 사례가 많았다.

쉬는 날 백화점 밖에서도 무심코 백화점식 서비스를 펼치는 게 가장 대표적인 사례.

길거리에서 길을 묻는 운전자에게 두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친절히 설명한 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외친다.

계산을 기다리다 계산대에서 전화가 울리자 엉겁결에 수화기를 들고 “현대백화점 ○○매장 △△△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류나 잡화, 식기 등의 상품 구매를 담당하는 바이어들은 조카가 인사를 하느라 고개를 숙이면 옷 속 상표를 뒤집어 보거나 고급 식당, 결혼식장에서 그릇과 식탁보 등을 하나하나 뒤집어 보는 버릇을 갖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옷이나 소품 등에 신경 쓰느라 줄거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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