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선호 업종별 No1]<10>삼성증권…“소중한 당신 위해”

  • 입력 2007년 6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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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잠재력’이 엄청난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금융자산이 120조 원에 이르는데, 주식에 일부 투자하는 변액보험이 활성화되면 주식 주문을 어느 창구로 내겠는가? 수많은 그룹 계열사가 사는 자사주(自社株) 규모는 또 어떤가. 대부분은 삼성증권 창구를 통해 살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의 지적처럼 자산영업에 강점이 있는 삼성증권은 고령화시대 및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실시 등을 앞둔 금융환경에서 몇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다른 분야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려면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PB와 IB로 새로운 미래를 연다

삼성증권의 고객예탁자산은 개인과 법인을 합해 108조 원(2006년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업계 전체 예탁자산의 5분의 1에 이른다. 1억 원 이상 고액 고객만도 5만3883명이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인 자산관리영업이 적중한 것이다. 향후 자산관리 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예상되면서 삼성증권의 경쟁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게 분명하다.

또 자통법 도입 등을 계기로 대형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삼성생명이 상장(上場)되면 삼성그룹 내 금융 계열사 간의 고객, 상품 공유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대표 투자은행’을 목표로 하는 삼성증권은 자산관리(PB)와 IB를 비전 달성의 양대 축으로 꼽고 있다.

현재의 삼성증권은 PB영업 중심의 증권사다.

삼성증권의 수익구조는 주식위탁 46%, 자산관리가 21%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IB영업은 3%에 불과하다. IB영업만으로 한해 수익의 20∼30%를 벌어들이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 IB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IB분야에서 앞으로 10∼15년 내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과 대등하게 맞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임춘수(법인영업팀장) 전무는 “지난해 말부터 자기자본 직접투자(PI)를 준비해 왔는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자기자본 직접투자가 없었으나 올해 2000억 원가량의 ‘실탄’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삼성증권의 ‘맨 파워’는 동종업계에서 소문나 있다.

인재들이 모이고, 일도 지독하게 해, ‘맨 파워만큼은 국내 증권사 중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입사한 한경은 연구원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실제 와보니 업무량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다. 정말 다들 열심히 일한다. 기업실적 나올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을 새워 가며 일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 영업파트 직원도 “노동 강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양한 인재육성 제도 등을 갖췄지만 이직이 심한 증권업종의 특성상 삼성증권 역시 ‘인력 유출’ 문제로 고민이 많다.

특히 리서치센터는 이직이 잦은 편이라고 한다. 국내외 영업을 같이 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부담에다 외국계 증권사의 스카우트 유혹에 노출된 때문이다.

하지만 자통법 실시 등으로 금융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면 이직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삼성증권 측은 기대하고 있다.

서태호 인사파트 부장은 “올해 79명이 입사했는데 퇴사한 사원은 아직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삼성증권에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삼성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성장해 왔지만 미래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의 말이다.

그동안 삼성증권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조심스러운 경영전략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엔 몇 가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1999년 ‘대우채 사태’ 때 삼성증권이 물린 돈이 1조6000억 원에 이른다. 당시 대우채권을 편입한 펀드를 판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던 시점이었다.

방영민 삼성증권 전략기획팀 상무는 “최근 몇 년간 난 수익은 이 손실을 메우는 데 다 들어갔다”며 “다른 투자에 신경 쓸 여력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삼성증권은 2004년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공개매수 당시 주간사회사를 맡았지만 한미은행 주식을 337억 원어치 산 뒤 씨티그룹 공개매수에 응해서 시세차익을 남긴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임직원 3명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공개 매수 주간사회사는 해당 종목의 공개 매수에 응할 수 없도록 돼 있는 증권거래법을 어긴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삼성증권은 전 임원이 매년 한 차례씩 증권거래법 등 증권관련 법규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

한누리투자증권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은 “IB사업은 ‘벼락치기’가 안 되는 과목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회사는 수십 년 동안 ‘노하우+글로벌 네트워크+자본력’을 쌓아 왔다”며 “리스크(위험)를 감수하고 좀 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야 IB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입사 선호 업종별 No.1’ 소개 기업들:

삼성전자(전기/전자) 포스코(철강) 국민은행(은행) SK텔레콤(정보통신) 현대자동차(자동차) 삼성생명(보험) SK㈜(정유) 신세계(유통) LG화학(석유화학) 삼성증권(증권) CJ(외식/음료) 현대중공업(조선) 포스코건설(건설) 유한양행(제약) 대한항공(물류운송) 삼성카드(카드) KT&G(기타제조업) 한국전력(공기업) 한국IBM(외국계) 삼성물산(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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