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고객 시계’에 맞춰라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 백화점.’ ‘점심시간대에는 값을 깎아 주는 신발매장.’ ‘24시간 문을 여는 할인점.’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영업시간을 파괴하거나 고정적인 할인시간을 두는 ‘타임(time) 마케팅’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고객들의 활동 시간을 철저히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른바 ‘타임 마케팅’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추세다. 할인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물론 외식업체, 은행, 병원 등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영업시간을 파격적으로 변경한 ‘시간대별 고객 밀착형’ 매장을 늘리고 있다.

○ 고객의 스케줄을 파악하라

3월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은 4일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에서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로 바꿨다.

주변이 대부분 베드타운인 데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신도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영업시간을 변경한 것.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의 윤이중 마케팅팀장은 “고객 설문조사 결과 70% 이상이 연장 영업을 희망했다”며 “서울 강남 등으로 출근한 맞벌이 부부들이 퇴근 후 회사 근처가 아니라 집 근처 백화점에서 여유 있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인 훼미리마트의 경우 서울 중구 명동점 등 사무실 밀집 지역에 있는 매장들은 올해 들어 하루 2번씩 오전과 오후 5∼8시에 삼각김밥과 샌드위치, 빵 등을 절반 가격에 할인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재연 점장은 “등하교 시간과 출퇴근 시간대를 겨냥해 할인 행사를 하자 매출이 25% 이상 올랐고 단골 고객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훼미리마트는 이달 들어 전 점포에서 오전 4∼10시에 아침 세트 메뉴를 20∼30% 싸게 파는 등 타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발전문 멀티숍인 ‘ABC마트’도 명동과 강남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쇼핑할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고객을 겨냥해 점심시간대를 골라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아침을 굶는 ‘아침 사양족(族)’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아침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 영업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 소비자의 시간을 줄여라

24시간 밤낮이 따로 없는 ‘올 데이(All Day)족’이나 맞벌이 부부 등 철저한 시간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상품도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숙면을 유도하는 특수 소재의 수면 안대와 베개, 소파형 침대 등 수면용품이나 휴대용 소형 운동제품은 불규칙한 생활로 피로를 느끼기 쉬운 ‘올 데이 족’이 많이 찾는 제품군.

G마켓에서는 직장에 두거나 갖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소형 운동제품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40% 늘었다.

G마켓의 백민석 상품기획팀장은 “바쁜 일상에 쫓기는 사람이 늘면서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생체리듬을 조절하도록 돕는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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