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넘치는 파워’ vs ‘승차감 최고’

  • 입력 2007년 4월 1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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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베라크루즈로 미국을 놀라게 할 준비가 돼 있다.’(비지니스위크 2일자)

‘베라크루즈는 확실한 승자다.’(워싱턴포스트 8일자)

현대차 베라크루즈에 대해 미국 언론이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외신들의 비교는 도요타 닛산 등 경쟁범위 내에 있는 차종이고 모두 가솔린엔진 모델이었다. 그러나 본보 경제부 자동차팀은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BMW ‘뉴X5’와 베라크루즈 디젤엔진 모델을 처음으로 맞붙였다.》

○ 주행성능은 X5 완승

테스트한 베라크루즈 4WD 300VXL의 가격은 4314만 원으로 X5 3.0d의 889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엄청난 가격 차에다 스포츠드라이빙을 지향하는 X5와 안락함을 우선시하는 베라크루즈를 맞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차량은 배기량과 출력뿐만 아니라 차체 크기, 무게, 연료소비효율(연비)까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테스트를 통해 베라크루즈의 성능을 가늠하기에는 그만이다.

먼저 가속력 측정.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베라크루즈 10.4초, X5 8.8초로 제법 차이를 보인다. 두 대가 함께 출발하자 처음부터 X5가 5m가량 먼저 튀어나가며 계속 거리를 벌려 나간다.

최대출력과 무게는 서로 비슷하지만 X5의 최대토크가 15% 높고 변속기의 반응도 빠르기 때문에 달리기 경주에서 앞선 것이다.

핸들링과 코너링도 X5가 한 수 위였다. 시속 150km에서 연속으로 급차로 변경을 해 보면 베라크루즈는 약간 불안한 느낌을 주지만 X5는 재빠르면서 안정적이었다. 좁고 꼬불꼬불한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커브를 돌아나가는 실력도 X5가 월등했다.

초고속 주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X5와 비교했기 때문이지 베라크루즈의 주행성능도 일반 SUV 중에서는 좋은 편에 속한다.

실제 측정한 최고속도는 베라크루즈 시속 192km, X5는 202km다. 두 차종 모두 시속 230km를 낼 수 있는 출력이지만 무게중심이 높은 SUV의 특성상 전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속도제한을 걸어놨다.

○ 안락함과 실용성은 베라크루즈 판정승

X5는 디젤엔진 SUV 중에서는 소음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X5에서 베라크루즈에 옮겨 타면 ‘디젤엔진이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숙한 느낌에 놀라게 된다. 진동도 베라크루즈가 적다.

주행 중에도 베라크루즈가 더 조용하고 부드럽다. 바람소리나 타이어 소음도 잘 절제돼 있다. 중형 승용차 이상으로 안락하고 시야도 좋아 오래 운전해도 피로도가 높지 않았다.

베라크루즈는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디젤 SUV임에 틀림이 없다. 다만 X5는 다이내믹한 성능을 표현하기 위해 우렁찬 엔진음이 실내에서도 조금은 들리도록 설계됐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실용성에서도 베라크루즈는 우위를 보였다. 트렁크 공간이 X5보다 넓어 골프백 4개가 쉽게 들어간다.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장치도 X5에는 없는 장점이다.

또 3열 시트를 세우면 5인승에서 7인승으로 바뀐다. 다른 SUV와 달리 3열 시트에는 성인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

차에 오르고 내리기에도 베라크루즈의 높이가 적당했다. X5는 시트의 위치가 높아서 여성들이 오르고 내리기는 약간 불편할 듯했다.

연비에서도 베라크루즈가 앞선다. 초고속주행과 급가속을 포함해 107km 주행한 뒤 측정한 연비는 베라크루즈가 L당 9.39km로 X5의 8.56km보다 우세했다.

그러나 X5는 비싼 가격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가죽시트와 내장재의 질감이 좋았고 실내 디자인도 세련된 느낌이다.

외부 디자인은 X5가 선이 굵고 힘이 느껴지는 근육질 남성 같다면 베라크루즈는 매끈하게 잘 빠진 여성과 같은 인상이다.

베라크루즈는 X5와 비교를 통해 가속력과 코너링 핸들링 등 주행성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숙제를 얻었지만 조용하고 쾌적한 승차감과 높은 연비 등 실용성에서는 앞선다는 자신감은 가져도 될 듯했다.

글=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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