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회장 “코오롱의 혁신 코드는 리치 앤드 페이머스”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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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의 기업문화는 과거에는 ‘인정과 의리’로 대변됐습니다. 물론 인정과 의리가 좋기는 하지만 기업에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임직원에게 기업문화가 ‘리치 앤드 페이머스(Rich and Famous)’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웅열(51·사진) 코오롱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이 공식적으로 언론과 만난 것은 2004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코오롱은 12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회사가 잘되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올라가야 한다”며 임직원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처럼 개인의 경쟁력을 높여서 회사 구성원 모두가 돈도 많이 벌고 명예도 갖는 ‘리치 앤드 페이머스’를 정착시키자는 것. 이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혁신과 변화의 속뜻이다.

그는 이날 특유의 입담으로 간담회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자리를 함께한 배영호 ㈜코오롱 사장을 소개하며 “화투 뒷장이 잘 붙는 분”이라고 소개했고, 이어 김남수(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에 대해서는 “화투 뒷장이 안 붙으면 뒷장을 바꾸는 분”이라고 소개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회장은 “스스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인사는 원래 사람 인(人)에 일 사(事)지만 나는 사람 인에 죽을 사(死)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내가 일하기 편하자고 인사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내가 불편해져 보자’는 생각으로 인사를 했다”며 “그랬더니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유화를 합병한 ㈜코오롱을 단순한 화섬기업에서 글로벌 종합화학 및 소재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하고 “그룹을 키우기 위해 현재 40여 개의 회사를 협력 대상 또는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해 뛰어든 물(水)처리 사업 등에서 세계 톱10 기업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발로 뛴 끝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방한하자마자 SK텔레콤을 방문하도록 만들었다”며 “앞으로 나도 더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후계 구도와 관련한 질문이 있자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물려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지 않으냐”며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하기 원하면 준비를 하고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강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아직 물려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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