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51·사진) 코오롱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이 공식적으로 언론과 만난 것은 2004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코오롱은 12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회사가 잘되려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올라가야 한다”며 임직원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처럼 개인의 경쟁력을 높여서 회사 구성원 모두가 돈도 많이 벌고 명예도 갖는 ‘리치 앤드 페이머스’를 정착시키자는 것. 이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혁신과 변화의 속뜻이다.
그는 이날 특유의 입담으로 간담회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자리를 함께한 배영호 ㈜코오롱 사장을 소개하며 “화투 뒷장이 잘 붙는 분”이라고 소개했고, 이어 김남수(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에 대해서는 “화투 뒷장이 안 붙으면 뒷장을 바꾸는 분”이라고 소개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회장은 “스스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인사는 원래 사람 인(人)에 일 사(事)지만 나는 사람 인에 죽을 사(死)라고 생각한다”며 “그만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내가 일하기 편하자고 인사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내가 불편해져 보자’는 생각으로 인사를 했다”며 “그랬더니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유화를 합병한 ㈜코오롱을 단순한 화섬기업에서 글로벌 종합화학 및 소재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하고 “그룹을 키우기 위해 현재 40여 개의 회사를 협력 대상 또는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환경시설관리공사를 인수해 뛰어든 물(水)처리 사업 등에서 세계 톱10 기업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발로 뛴 끝에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방한하자마자 SK텔레콤을 방문하도록 만들었다”며 “앞으로 나도 더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후계 구도와 관련한 질문이 있자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물려받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지 않으냐”며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하기 원하면 준비를 하고 기회를 줄 수도 있지만 강권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아직 물려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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