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수입 개방없으면 FTA서명 않겠다"

  • 입력 2007년 4월 5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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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6월말까지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쇠고기의 (수입개방을 위한) 명백한 통로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란 바티아 USTR 부대표도 이날 "광우병 문제는 FTA 협상틀 밖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국제적 기준을 존중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며 "쇠고기 시장을 완전히 재개방하지 않으면 의회가 비준을 해주지 않을 것임을 한국 측에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에 국제수역기구(OEI)가 미국을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는 나라'로 지정하면 한국이 시장을 개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인사들의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은 의회 내 비판 여론을 의식해 5월 OEI 회의후 쇠고기 수입을 개방하겠다는 구두약속을 지키라고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바티아 부대표는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역외가공 인정 문제에 대해 "약간의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이번 FTA에선 개성공단을 개별적으로 언급한 게 없으며 원산지 규정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한미FTA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된 국가와 거래를 규제하는 재무부 산하) 외국자산관리실(OFAC)의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한미간에 맺은 협정은 OFAC의 규정에 따라 통상규제를 가할 수 있는 우리의 권리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양국은 한국의 역외가공지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해 1년 뒤부터 역외경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지역을 확인하고 기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미래에 개성공단 제품이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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