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코리아 강제우 사장 “시계에 ‘한국 감성’ 넣었죠”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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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2007 봄 컬렉션’ 시계들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한 시계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시계의 이름은 ‘카페파우제’(아래 사진). 독일어로 ‘커피를 마시기 위한 휴식’이라는 뜻이었다. 이 시계는 재작년 가을에 열린 ‘제1회 스와치코리아 디자인 콘테스트’ 수상작이다. 시곗줄 아래에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따끈한 커피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올라오는 뜨거운 김은 수묵화로 난을 친 모양이었다. ‘동양 수묵화와 서양 커피 문화의 조화’를 꾀한 것.

카페파우제 생산을 밀어붙인 것은 스와치코리아의 강제우(사진) 사장이었다.

그는 “아시아에서 한류(韓流)를 통한 ‘한국적 감성’의 시계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디자인 콘테스트를 열고 그 수상작으로 본사를 설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그의 제안에 동의했다. 지금까지 강 사장이 진행했던 현지화 마케팅의 성공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 시계는 스와치그룹 본사에 의해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됐다.

강 사장은 2002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의 ‘스와치 애프터서비스(AS)센터’를 만들었다. 저가 시계인 스와치는 생산단계부터 AS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 스와치는 개당 5만∼10만 원 정도의 저가 시계라 AS까지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소비자는 스와치를 액세서리로 생각해 구입하는 사람과 시계를 차는 사람이 같다”며 “한국에선 연인들이 마음의 선물로 스와치를 준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추억이 담긴 스와치가 AS가 안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결국 강 사장은 본사 몰래 AS를 시작했다. 다행히 AS센터가 생기자 판매는 크게 늘었다.

강 사장은 승용차를 타지 않는다. 그가 직접 본사에 제작을 의뢰해 시계에 교통카드 기능을 내장한 ‘스와치 패스’를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 시계는 한국에서만 판매된다.

그는 “한국은 인구와 경제규모에 비해 시계 시장이 턱없이 작아 아직도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한국의 앞선 디자인과 기술을 스와치에 응용해 세계로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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