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는 알고 있다, 생얼의 비밀을…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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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한 듯 안 한 듯…. 화장을 해도 안 한 것처럼 보이는 게 중요하죠.” “색조 화장보다 맑고 투명한 피부를 표현하는 데 공을 들입니다. ‘생얼’이 예뻐야 진짜 미인이라잖아요.” 얼짱, 동안(童顔)에 이어 ‘생얼’ 바람이 불고 있다. 화장 안 한 맨 얼굴을 뜻하는 ‘생얼’. 누리꾼들이 화장 안 한 연예인들의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말이 이제 미인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트렌드를 타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이 ‘BB(Blemish Balm)크림’. 피부 결점은 살짝 가려 주고 화장한 티는 안 나는 화장품으로 알려지면서 ‘생얼’ 미인이 되려는 여성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 생얼 화장품’ 입소문 타고 유행

BB크림은 원래 박피 등 피부 치료 후에 예민해진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부 재생을 돕기 위해 피부과나 전문 피부관리실에서 주로 사용되던 제품이었다. 치료 뒤 피부를 보호하고 붉어진 피부색이나 치료 자국을 감추기 위해 이용됐다. 그러다가 ‘생얼’ 미인으로 이름난 연예인들의 비장의 무기가 BB크림이라고 알려지면서 인터넷 쇼핑몰의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회사원 김선주(29) 씨는 “연예인들의 생얼 비밀이 궁금하던 차에 인터넷 화장품 동호회에서 BB크림을 알게 됐다”며 “화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이면서 얼굴의 흉한 부분은 가릴 수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BB크림이 화장품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하루 평균 600∼700개씩 팔리고 있다.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아도 피부 결점을 살짝 가려 주고 울긋불긋한 피부색을 고르게 해 주는 BB크림의 효과가 생얼 미인을 원하는 여성들의 심리와 맞아떨어진 것.

○1만 원짜리부터 20만 원이 넘는 것까지

1만∼2만 원 저가에서부터 20만 원이 넘는 고가까지 BB크림의 종류도 다양하다. 인터파크에 등록된 BB크림만 100종 이상. 일부 외국 브랜드 제품은 복잡한 유통 단계를 거치면서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들도 많다.

슈라멕, 알렉스 등 외국 브랜드들은 10만 원대로 가격이 비싸지만 피부과에서 레이저 시술 환자들에게 많이 사용하고 있고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오리지널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도 BB크림을 새로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CNP차앤박 화장품이 ‘CNP블레미쉬 블록’을 선보였으며 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에뛰드가 ‘M비비크림’, ‘에뛰드하우스 비비 매직 크림’을 내놓았다.

○기초화장품, 자외선 차단제 같이 써야

BB크림은 피부색을 고르게 해 주고 촉촉하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식물 성분을 위주로 만들어져 여드름이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가벼운 화장을 할 때는 파운데이션을 따로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화장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잘못 알고 있듯 BB크림이 영양크림, 자외선 차단제, 파운데이션을 모두 합쳐 놓은 ‘만능 화장품’은 아니다. BB크림은 피부를 직접 재생시키는 능력은 없고 재생을 도와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용 전 스킨, 로션, 크림 등 기초 화장품은 발라 주는 것이 좋다. 또 BB크림의 천연성분이 얇은 막을 형성해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주지만 차단 시간이 짧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는 따로 바르는 게 좋다. BB크림이 피부 결점을 가볍게 가려 주기는 하지만 파운데이션의 대용품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CNP차앤박 피부과의 이동원 원장은 “BB크림이 인기를 끌면서 단순히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기능을 가진 제품도 BB크림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있다”며 “피부 결점 커버 기능을 강조한 제품은 색소나 오일 등이 첨가돼 피부를 상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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