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금융기관장 인사 윤곽

  • 입력 2007년 2월 19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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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등 4개 금융기관장 인선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에서는 후보 선정 기준 등 공모 과정의 상당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데다 사전 내정설이 나돌고 있어 청와대와 재경부의 나눠먹기식 인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우리금융 회장 행장 모두 외부 인사설 =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13일 실시된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에서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였던 황영기 현 회장이 면접에서 탈락함에 따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민영화 목표 달성에 적합한 인물로 꼽히는 박 전 차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우리금융 부회장 출신의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회장과의 2파전 관측이 있지만 2003년 회장 인선 때 황 회장에 밀려 탈락한 점이 부담이 될 수 있고 최영휘 전 신한금융 부사장은 지주사 운영 경험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 내부 직원들의 반감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도 이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우리은행장 인선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내부 인사로 우리은행 2위 도약의 주역인 이종휘 수석 부행장이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의 화합 측면에서 당연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김병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대구상고 동문인 최병길 금호생명 사장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 사장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근무 당시 상업, 한일, 평화은행의 성공적인 합병을 성사시키며 은행내 최초로 40대 부행장으로 발탁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어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외부인사로 채워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우리금융 산하의 정경득 경남은행장과 정태석 광주은행장도 우수한 경영실적을 발판으로 도약을 노리고 있으며 취약한 카드부문의 점유율을 높일 인물로 박해춘 LG카드 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 기은 주금공 2파전 압축..분배 인사 논란 = 기업은행 은행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주 중 지원서를 접수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후 강권석 현 기업은행장과 장병구 수협대표 2명을 재정경제부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구 대표는 외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퇴출 위기에 내몰렸던 수협을 취임 1년 만에 회생시킨 경력을 갖고 있지만 코드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강권석 현 기업은행장은 민영화 및 종합금융그룹화 등 차기 기업은행장의 주요 과제를 수행할만한 적임자이지만 국책은행장이 연임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추천 인사가 2명이어서 재경부는 명단을 그대로 청와대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장은 재경부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후보로는 유재한 전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과 최창호 현 공사 부사장이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됐다.

당초 진병화 국제금융센터 소장까지 3명이 경합을 벌였지만 재경부를 지나면서 진 소장이 탈락했다는 설이 중론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도 재경부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편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4개 기관의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모두 청와대나 재경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관치 논란이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임기 3년 동안 우리금융 자산을 100조원이나 늘려 금융업계 1위로 발돋움시키고 주가를 2.5배가 높인 황 회장이 3배수에도 들지 못한 채 면접에서 탈락한 데다 자산 100조원과 순익 1조원 클럽 가입의 주역인 강권석 기업은행장의 연임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어 추천위원회와 공모제가 허울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공모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경영성과보다 더 중요한 후보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낙하산 인사의 무사 착륙을 위한 추천위원회라는 의혹을 사지 않으려면 인사 결과의 책임을 질 추천위원 선정의 불투명성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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