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영]글로벌 인재 확보가 경쟁력 원천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인재는 단순히 외국어만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현지 사정을 현지인보다 더 잘 알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까지 갖춰야죠.”

황록 우리은행 국제팀 부장은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글로벌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 영업망을 넓히면서 세계시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재 확보 방법은 △국내 인력에 대한 연수 △해외 현지인 직접 채용 △소수 정예 지역전문가 파견교육 등 대체로 3가지로 나뉜다.

○ 국내외 연수로 인재 양성

시중은행들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가장 많이 도입하고 있는 방식은 국내 인력을 교육해 세계시장에서 일할 만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매년 1000명 안팎의 직원을 뽑아 국내외에서 연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위탁 연수를 통해 현지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

한국외국어대에서 2개월 동안 외국어 교육을 실시한 뒤 이후 12개월 동안 해외 현지 대학에서 전문지식을 공부하는 과정이다. 최종적으로 현지 금융회사 실습을 통해 업무감각을 높이게 된다.

신한은행도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키우고 있다.

이 은행의 ‘뉴뱅크 HR프로그램’은 해외 경영학석사(MBA), 해외어학연수 프로그램, 지역전문가 육성 과정 등을 담고 있다.

○ 검증된 해외 전문가 채용하기도

해외 지역전문가를 채용하는 방식은 기존 인력을 교육하는 것에 비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부 간부급 인사의 경우 전문가에 준하는 대우를 해줘야 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하나은행은 본점 전략기획부, 대기업본부 등에서 중국 전담 인력으로 중국인을 채용했다. 중국 내 해외지점과 현지법인에선 일반 사원과 중간 간부급 인력을 현지인으로 뽑는다.

미국 현지에서 MBA 자격증이 있는 인력을 채용해 투자개발 또는 전략수립 분야를 맡기는 사례도 많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8월 중국과 인도네시아 지점에서 채용한 현지인을 국내로 초청해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MBA 과정을 이수토록 했다.

외환은행 측은 “해외 현지 직원에게 선진 경영이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해 업무 처리 능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전문가 파견 교육

우리은행은 매년 10명 안팎의 지역 전문가를 선발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1개월 정도의 국내 교육과 5개월 정도의 현지 점포 근무기간을 거쳐 해외 점포로 정식 발령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중국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체코 등지에 11명의 지역전문가를 파견했다. 이는 2002년 중국 태국 등에 지역전문가 4명을 처음 파견한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파견 인원이다.

올해는 작년 파견 인원의 2배 수준인 20명가량을 인도 말레이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 보낼 계획.

지역전문가 이외에 직무전문가 과정을 신설해 여신 심사 등 실무를 주관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황 부장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남아 및 인도 등지에서 근무하려면 전문가급의 사전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시중은행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 현황
은행	프로그램 내용
우리	-해외 현지시장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위한 지역전문가 양성 -중국 등지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우수 인력 채용
하나	-해외 현지인을 채용해 고급 관리자로 양성 -해외 대학에서 학술연수 실시
국민	-국내외 연수 과정 통해 전문지식 습득(연간 1000명 해외연수) -현지에서 지역전문가 채용 및 양성
신한	-해외 경영학석사(MBA) 과정, 어학연수 프로그램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
외환	-중국, 체코,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지에 지역 전문가 파견
자료: 각 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