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말세일의 유혹…‘세일의 재해석’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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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연말 대(大)바겐세일 시즌이 돌아왔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해마다 12월이면 특별할인 등 좋은 판매조건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새해가 되면 ‘헌 차’가 돼 버리는 물량을 털어내고 연내 판매 목표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많게는 100만 원 이상씩 깎아주는 자동차업계의 연말 특별할인은 우선은 달다. 하지만 4, 5년 후 중고차로 내놓을 때는 연식에 따라 가격 하락폭이 더 클 수도 있어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연말세일이 소비자에게 득인지 실인지 알아보자.》

○ 연말세일 약(藥)?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5개 자동차업체들은 12월 1일 연말 특별할인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할인 조건이 경쟁사에 알려지면 경쟁사는 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에 할인내용은 최종 발표일까지 극비에 부쳐진다.

다만 지난해 예를 보면 현대차는 아반떼 XD를 80만 원, 클릭, 베르나, 투싼 등을 각각 30만 원씩 할인 판매했다.

기아차 역시 이전까지는 할인한 적이 없던 프라이드를 10만 원 깎아줬고, 오피러스와 쏘렌토도 각각 100만 원과 50만 원을 할인해줬다.

차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12월 할인시즌을 이용하면 30만∼100만 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 연말세일 독(毒)?

4, 5년 뒤 중고차로 되팔 때를 생각하면 셈이 달라진다.

중고차 가격은 사고 유무, 훼손 정도, 주행거리 등에 따라 달리 책정되지만 무사고 차량이라면 연식이 차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다.

12월 할인시즌을 이용해 구입한 차가 이듬해 1월 구입한 차에 비해 ‘헌 차’로 간주돼 중고차 가격을 덜 받을 수 있는 것.

실제로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EF쏘나타는 2001년 12월 출고 차량과 2002년 1월 출고차량의 현재 중고차 시세가 각각 750만 원과 850만 원이다. 같은 모델임에도 한 달 차이로 100만 원의 차가 나는 셈.

같은 조건으로 아반떼의 중고차 가격 역시 각각 600만 원과 670만 원으로 70만 원의 가격 차가 난다. 에쿠스와 다이너스티 등 배기량 3000cc 이상의 대형차의 중고차 가격은 150만∼200만 원까지 벌어진다.

게다가 연식이 바뀌면서 디자인까지 바뀌면 가격 하락폭은 더 커진다.

중고차매매업체인 오토114 김광겸 과장은 “4년 된 차량을 기준으로 할 때 연식에 따라 소형은 40만 원, 준중형은 70만 원, 중형과 대형은 100만∼200만 원씩 차이가 난다”며 “나중을 생각하면 연말세일이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장기보유자라면 연말세일이 유리

2, 3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꾸는 단기보유자라면 연말 신차 구입을 잘 따져봐야 하지만 새 차를 구입해 10년 이상 타는 ‘알뜰족’이라면 연말세일이 유리하다.

연식에 따른 중고차 가격차는 출고 후 4, 5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 출고 후 10년이 넘으면 40만 원 이내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또 중고차 해외 수출수요가 많은 차종은 연식에 따른 가격차가 거의 없어 연말세일이 유리할 수 있다.

수출 중고차종은 해마다 조금씩 바뀌지만 현재는 현대차의 엑센트 라비타 클릭, 기아차의 세피아 리오, GM대우차의 마티즈 라세티 등이 인기 품종이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중고차 가격 비교 (단위: 만 원)
차량신차가격2001년12월 출고2002년 1월 출고
마티즈760350390
아반떼1021600670
EF쏘나타1475750850
SM520SE1574820920
다이너스티V6 3.033009501100
에쿠스3.0GS373013001500
중고차 가격은 출고 후 4년(주행거리 8만 km)인 무사고 차량을 비교.
자료: 서울자동차경매장 시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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