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듯, 전시 작전권에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문제를 순차적으로 제기했다고 회담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부시 대통령이 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가능하면 빨리 추진되는 것이 좋다"고 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은 "그렇다. 한미 FTA는 '윈-윈'으로 가야 한다"고 했고, 부시 대통령도 동의를 표시했다고 한다.
북한 핵문제는 1시간으로 예정된 정상회담의 끝 무렵에 논의됐다. 부시 대통령이 "시간이 없으니 북핵 문제도 얘기하자"고 얘기를 시작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러면 북핵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뤘다고 하지 않겠느냐'고 농담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회담이 이처럼 신속하게 진행된 것은 양 정상들이 사전 조율된 의제를 충분히 숙지했기 때문이라고 우리 정부 측이 설명했다. 회담 전날인 13일 우리 측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정책실장과 미국 측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2+2' 회동을 통해 의제를 사전 조율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 전 이 같은 '2+2' 회동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이 채널을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과 언론회동 후 오찬이 시작되자 반기문 외교부장관이 출마한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관심을 표명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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