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툇마루? 마당?…住公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

  • 입력 2006년 6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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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잘 드는 안마당, 시원한 바람을 쐬며 차 한 잔 할 수 있는 툇마루, 아래윗집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쉼터….’

주부들이 꿈꾸는 ‘내 집’의 모습이다.

주부들은 높은 건물에 닭장처럼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에서도 자연과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집을 갖고 싶어 했고, 가족과 이웃끼리 더 많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직접 아파트 설계도에 담아냈다.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대한주택공사의 제1회 주부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이 22일 열린다. 현관마당, 발코니 툇마루, 주민공동 휴게공간 등 자연이나 이웃과의 소통을 강조한 아이디어들이 독창성과 실용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얻어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 자연과 함께

유지화(26·경기 시흥시 은행동) 씨가 선보인 ‘현관마당’이 대상으로 뽑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으로 들어서는 공간에 단독주택과 같이 마당을 두자는 것. 이곳은 벽 대신 창을 내 햇볕이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됐고 마당에서 주방으로 직접 통하는 문을 둬 장독대 등을 둘 수도 있다. 또 마당에서 이웃과 교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 씨는 “아파트는 거실 외에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며 “마당이나 텃밭 등의 공간이 많으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형 건설사 연구소에서도 발코니나 테라스가 아닌 아파트 집 내부에 햇볕이 드는 마당이나 정원을 두는 설계를 속속 개발하는 추세다.

은상 수상작은 발코니 툇마루. 김정숙(42·서울 강남구 도곡동) 씨가 발코니를 개조한 공간에 옛 한옥을 응용해 툇마루를 두고 텃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씨는 “햇볕 좋은 오후에 툇마루가 있는 안마당에서 차 한잔을 하고 싶다”며 “텃밭에서 가족들이 좋아하는 채소를 함께 가꿀 수 있다”고 말했다.

○ 가족, 이웃과 함께

대상 수상자인 유 씨는 ‘1+1=1 아파트’라는 독특한 설계를 선보였다. 가족 구성원의 변화에 따라 가구의 통합 및 분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평면으로 결혼 3년차인 유 씨의 삶이 묻어나온 아이디어.

유 씨는 “시부모님이 가까이 살고 계신데 조만간 모시고 싶다”며 “가구별로 쉽게 통합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으면 신혼 때 따로 살다가 부모님이 나이 드시면 편하게 합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상 수상자인 류민경(33·서울 은평구 증산동) 씨는 계단식 아파트에서 2, 3개 층의 복도 부분을 통합해 주민공동공간이나 휴게 공간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주공 주택공급처 마케팅팀 전상철 팀장은 “이웃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 등 공동체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특히 많았다”며 “이웃과 단절된 아파트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아파트로 변해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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