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현대차 비자금은 로비용… 鄭회장 승인”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1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2000년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인한 계열분리 과정에서 정치권이나 유관 부처의 도움을 받기 위해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정몽구(구속기소) 그룹 회장에게 이를 사전에 보고했다는 진술이 공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그러나 정 회장은 “비자금 조성이나 집행에 관여한 적이 없고 비서실을 통해 전달받아 사용한 돈이 비자금인지 정상 자금인지 몰랐다”고 말해 재판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열린 정 회장의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김동진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2000년 회장실에서 ‘계열분리 과정에서 정치권이나 유관 부처의 도움을 받기 위해 올해는 현금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비자금 조성계획을 보고하고 승인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정 회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해 보관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이 현대자동차써비스 재무이사 시절(1991∼94년)부터 비자금을 조성해 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현 글로비스 비밀 금고에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후 2시.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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