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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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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성태(사진) 한은 총재는 12일 “종래의 시각으로 물가안정 문제에 접근하면 자칫 유동성의 과잉 공급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의 안정된 물가는 허상(虛像)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 물가안정 목표 너무 낮다(?)
2004년 이후 물가는 안정적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4년 3.6%에서 올 1∼5월 2.3%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같은 기간 2.9%에서 1.6%로 각각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꼽힌다. 2001년 연평균 1291원이던 환율은 지난해 1024원으로 떨어져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을 흡수했다.
지난해 박승 전 한은 총재가 편 ‘미꾸라지론(싼 중국산 미꾸라지 수입으로 추어탕 값이 오르지 않는다)’처럼 값싼 중국 제품의 급속한 침투도 물가안정에 기여했다. 대형 마트가 저가 정책을 편 것도 한몫했다.
이 때문에 한은의 물가 목표가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이 많다.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모두 70점 이상 받는 시험에서 50점 받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 “물가 목표수준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전 세계적인 물가안정 기조가 바뀔 조짐이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경기 호황 때문이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이 총재는 “내년부터 새로 적용할 물가안정 목표는 과거 몇 년간의 경험과 물가 여건의 구조적 변화를 감안해 대상지표와 목표수준을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지표를 근원 인플레이션율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바꾸는 것, 물가안정 목표를 낮추는 것, 기간을 단축하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한은은 16일 ‘저인플레이션 하에서의 통화정책’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서 한은이 과다하게 풀린 돈의 힘으로 치솟고 있는 자산 가격을 잡기 위해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명분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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