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중동 플랜트 특수… 130억달러 수주 보인다

  • 입력 2006년 3월 31일 03시 01분


현대건설이 아랍에리미트의 제벨알리 지역에 짓고 있는 컨테이너 항만 공사 현장. 현대건설은 이 지역에서 잇따라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제2의 중동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아랍에리미트의 제벨알리 지역에 짓고 있는 컨테이너 항만 공사 현장. 현대건설은 이 지역에서 잇따라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제2의 중동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건설
《올해 대형 건설업체들의 최대 경영 목표는 해외 사업 강화다. 정부의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사업여건이 악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액이 100억 달러(약 10조 원)를 넘은 데 이어 올해 들어 3월 17일까지 이미 53억 달러의 수주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해외 수주액이 1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형 건설업체들은 한국 해외 건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중동 지역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해외 건설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체들 ‘제2의 중동 특수’

해외 건설 호황의 직접적인 원인은 2001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고(高)유가.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 산유국에 넘쳐나는 ‘오일 달러’가 석유 생산시설, 송유관, 저장시설 등 플랜트(산업생산 설비) 건설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업계는 중동 건설 특수가 201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동 건설시장의 선두주자는 현대건설.

지난해 해외공사 수주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고수익 공사를 따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해외 수주계획은 27억3000만 달러.

현대건설은 현재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 지역에서 6억960만 달러 규모의 발전소 2단계 공사를 벌이고 있다. 또 5억4100만 달러 규모의 이란 11차 올레핀 공장 건설, 4억200만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등 세계 28개 현장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2위를 차지한 SK건설은 올해에도 해외 플랜트 공사에 집중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5월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인 KOC가 발주한 12억2100만 달러 규모의 원유집하시설과 가압장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SK건설이 1994년 쿠웨이트에 진출한 이후 10년간 8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한 것을 고려하면 비약적 성장세다. SK건설은 올해 1월에도 이탈리아의 테크니몽사(社)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쿠웨이트에서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SK건설 측은 “이제 쿠웨이트에서 플랜트 건설의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면서 “여세를 몰아 중동 지역에서 추가 공사 수주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도 해외 진출의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베일 지역에서 6억1000만 달러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해 4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대림산업 측은 “지금까지 수주한 사업 외에 올해 안에 6억 달러 정도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교통부 권용복 해외건설팀장은 “플랜트 사업 위주의 중동발 건설 특수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건설 시장 진출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발족한 민관 합동 ‘해외건설포럼’의 활약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건설시장 개척 활발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해외 수주액 중 65% 정도를 중동 물량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동 건설 호황이 끝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건설이 1월에 나이지리아 SPDC사가 발주한 바란-우비에 석유·가스 생산시설 건설공사를 8억75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은 좋은 본보기로 꼽힌다. 이 공사는 대우건설이 지금까지 해외 경쟁 입찰에서 수주한 최대 규모.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최대 산유국이며 세계적으로도 7위의 석유 생산국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경남기업 동일하이빌 대원 코오롱건설 등과 함께 5억4000만 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 사업을 계약하기도 했다.

대림산업 역시 1월에 필리핀 페트론사(社)가 발주한 1억8000만 달러의 복합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해 기자재 조달과 시공, 시운전까지 맡는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현대건설 여동진 본부장…기술집약형 대형 공사 수주에 주력▼

“단순 토목 및 건축공사는 중국 인도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이제는 대형 플랜트 공사 등 기술 집약형 공사에 주력할 것입니다.”

여동진(사진) 현대건설 해외사업본부장은 해외 시장을 계속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후발 업체와 가격 경쟁을 벌이며 수주 활동을 하는 것은 회사나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형 플랜트 사업은 초기 공정 10%를 계획대로 달성하느냐가 공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5억2500만 달러(약 2조5250억 원)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은 27억3000만 달러.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중심으로 한 ‘제2의 중동 특수’를 바탕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 본부장은 “세계 유수 업체와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국내 업체 간 지나친 수주 경쟁은 피하는 게 좋다”며 “정부는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많은 카타르 오만 등에서 발주되는 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윤국진 본부장…아프리카-동남아 투자 확대 검토▼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인 12억7300만 달러(약 1조2730억 원)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지역별 특색에 맞는 사업을 개발하는 게 관건입니다.”

윤국진(사진) 대우건설 해외사업본부장은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는 해외에서 108억 달러어치 공사를 수주했는데 올해는 13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대우건설도 해외 시장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건설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선두 격인 만큼 주변 앙골라 가나의 사업성도 타진하고, 필리핀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직접 투자하고 개발하는 공사도 검토 중이다.

앞으로 5년간 140억 달러 규모의 도로 및 배수시설 등을 짓는 카타르와 2년간 155억 달러어치의 플랜트 사업을 계획 중인 아랍에미리트도 관심 지역.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 사업을 전체 회사 매출의 15∼1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 본부장은 “갈수록 플랜트 사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해외 사업 물량의 70%를 넘어서고 있다”며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치밀한 공정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김윤 본부장…대기업 경험-中企 기술력 연계 모색▼

“이제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턴키 플랜트’로 승부를 걸 계획입니다.”

김윤(사진)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 건설 현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발 주자들이 넘보기 어려운 영역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계부터 조달 시공 등 사업 전반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을 뜻하는 EPC 턴키 플랜트 사업은 단순 시공이나 건설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외화 획득에도 유리하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 대림산업이 지난해 중국에 지은 난징 바스프 복합화력발전소가 EPC 턴키 플랜트 사업이었다.

대림산업은 중동과 함께 동남아 석유화학산업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태국 등에서 발주될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중동과 동남아 일대에서 진행 중이거나 예상되는 플랜트 사업 물량은 약 20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

김 본부장은 “무분별하게 수주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해외 공사 경험이 많은 대형 업체와 기술력을 갖춘 중소 업체가 연계해 수주에 참여하는 것도 국내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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