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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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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평양 금호석유화학 동양메이저 CJ 두산 등 지주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주회사 테마’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기존의 지주회사인 LG나 GS홀딩스,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지주회사 노릇을 하는 삼성물산의 주가도 재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주회사는 특별히 자기 사업을 갖고 있지 않다. 자회사들이 주는 배당금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는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면서도 의외로 투자자에게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지주회사 투자는 장점도 많다.
특히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해 의외로 저평가된 지주회사가 적지 않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 그 가운데 옥석을 잘 가려 장기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고가(高價) 우량주의 대체재
2003년 농심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가 상장됐을 때 많은 가치투자자가 농심홀딩스에 주목했다.
농심은 시장 지배력이 워낙 큰 데다 수익이 안정적이어서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 문제는 농심 주가가 당시 주가수익비율(PER) 15배를 오르내릴 정도로 비쌌다는 점. 쌀 때 사서 제 가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장기인 가치투자자들에게 PER 15배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목받게 된 종목이 농심홀딩스.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지배회사이면서 당시 PER가 4배 정도로 낮았다. 농심을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고 생각됐을 때 바로 농심홀딩스를 사는 전략을 사용한 것.
실제 이런 투자전략은 외국인 투기자본들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
과거 SK를 집중 공략했던 소버린자산운용도 SK㈜가 자회사 SK텔레콤보다 주가가 훨씬 낮다는 점을 이용했다.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도 삼성전자보다 크게 저평가됐던 모(母)회사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얻었다.
○ 고르게 투자하는 ‘펀드 효과’
지주회사가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고르게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
예를 들어 LG필립스LCD에 투자했다면 이 투자자는 수출 경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LG생활건강에 투자했다면 내수 경기에 따라 수익률이 변한다.
하지만 이들의 지주회사인 LG에 투자하면 이들 기업 모두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출 경기가 좋으면 LG필립스LCD가, 내수가 좋으면 LG생활건강이 좋아져 최소한 평균 수익률은 얻을 수 있다는 것.
또 LG라는 지주회사 하나에 투자함으로써 화학 생명과학 텔레콤 등 다양한 초우량 대기업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 저평가됐을 때 투자하라
다만 최근 지주회사들이 각광을 받는다고 ‘지주회사면 무조건 OK’식의 투자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두산 등 몇몇 종목은 지주회사로 변신할 것에 대한 기대가 커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평가도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에 투자할 때에는 그 회사가 보유한 자(子)회사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우리투자증권 이훈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깨끗한 지배구조와 풍부한 배당 등으로 주주가치를 높여 왔지만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해 저평가된 경우가 많다”며 “순수 지주회사 가운데는 LG,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 가운데는 삼성물산의 주가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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