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5000원권 ‘그까이꺼 대충∼’ 탓

  • 입력 200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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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그램에 문제가 있는 새 5000원권이 유통된 것은 화폐 검사 책임자가 일부 공정에 대한 육안검사를 생략한 데다 작업자가 전지(全紙)를 잘못 분류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재정경제부는 24일 ‘새 5000원권 발행 관련 한국조폐공사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새 5000원권은 홀로그램 검사→1차 자동검사→2차 자동검사→육안검사 등 4단계 검사를 거쳤다.

하지만 2월 13, 15일 발견된 홀로그램 없는 화폐는 최종 육안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그램과 자동검사에서 한 가지 문제라도 발견된 모든 화폐전지에 대해선 육안검사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경산조폐창 검사부장은 올해 초 홀로그램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던 화폐전지의 육안검사 때 홀로그램 상태를 따로 보지 말라고 지시했다. 설 연휴로 신권 수요가 급증하자 납품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

지시 직후 한 작업자가 홀로그램이 없는 화폐전지 한 장을 일반 전지로 잘못 분류했고 육안검사 작업자들은 지시대로 홀로그램을 확인하지 않아 그대로 유통되게 됐다.

또 지난해 말에는 작업자가 자동검사기에서 홀로그램이 잘못 부착된 화폐전지를 꺼내 검사한 뒤 하자가 없는 전지를 넣어 두는 보관함에 잘못 넣는 일이 생겼다. 이 화폐는 다른 검사를 거치지 않고 시중에 나왔다.

조폐공사는 한국은행에 납품했던 새 5000원권 1517만 장을 회수해 다시 검사하는 과정에서 불량화폐 7장을 추가로 발견했다.

재경부 김승규(金承奎) 감사담당관은 “최대 39장 정도의 불량화폐가 유통됐을 것”이라며 “불량화폐라도 위폐가 아닌 만큼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경산조폐창장 등 불량화폐 유통에 책임이 있는 30여 명을 문책하도록 조폐공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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