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공세’ 1차 방어…장기전 될 가능성

  • 입력 2006년 3월 1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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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 주주총회로 넘어갔다. 17일 열리는 KT&G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칼 아이칸 연합군’이 법원에 제출했던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신청’이 14일 기각되면서 관심은 주총 결과에 쏠리고 있다. 이번 판결로 KT&G 경영권에 대한 아이칸 측의 공세에는 일단 어느 정도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아이칸 측이 일반사외이사 1명을 이사진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아 KT&G 측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 표 대결에는 영향 못 미쳐

이번 주총에서는 총 6명의 사외이사를 뽑는다. 일반사외이사 2명과 감사위원 사외이사 4명이다.

아이칸 측은 6명을 모두 득표수대로 뽑는 집중투표제에 의해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T&G 이사회 결정대로 일반사외이사 2명만 집중투표제로 뽑고 감사위원들은 사실상 KT&G 현 경영진이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일반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3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해 이들을 모두 이사진에 진출시키려던 아이칸 측의 의도는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다.

다만 법원의 판결이 일반사외이사 선출에 관한 주총 표 대결에까지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미 9일까지 증권예탁결제원(KSD)에 정기주주총회 전자투표 신청을 마쳤다. 당일 주총 참석이 힘들기 때문에 ‘내가 이번 주총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다’는 견해를 이미 밝힌 상황이다.

○ 일반사외이사 1명씩 나눠 가질 듯

현재 확보한 의결권에 대해 곽영균(55) KT&G 사장은 “우리 측 40%, 아이칸 측 35%, 중간층 25%”라고 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없는 9.58%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분을 기준으로 의결권을 따지면 내국인 30.23%와 외국인 69.77%.

이 가운데 소액주주를 포함한 내국인은 KT&G를 편들 게 확실하다. 이미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KT&G 지지 견해를 밝혔다.

문제는 외국인투자자들. 아이칸 연합의 경영권 위협으로 인한 주가 상승을 즐기는 외국인 주주가 많아 상당수가 아이칸 쪽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우호세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집중투표를 하면 2명을 뽑는 일반 사외이사는 KT&G와 아이칸 측이 한 자리씩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쪽의 사외이사 ‘싹쓸이’는 힘든 상황이다.

○ 주총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

KT&G는 곽 사장을 포함한 3명의 사내 등기이사와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경영이 이뤄진다.

KT&G 측은 “12명 가운데 (아이칸 측이 추천한) 1명이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안에서 내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데다 사사건건 간섭하게 돼 회사가 아주 괴로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칸 연합은 부동산 등 주요 자산 매각 등 주가 상승을 위한 의사 결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사외이사 임기 만료 때마다 또 다른 사외이사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KT&G는 현재 주총에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自社株) 9.58%를 우호세력에 매각해 의결권을 부활하는 등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측의 싸움은 1년 이상의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대전=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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