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수리비 천차만별…모델에 따라 70% 이상 차이

  • 입력 2006년 3월 1일 16시 13분


같은 등급의 자동차라도 사고가 났을 때 수리비가 모델에 따라 70% 이상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 업계는 현재 배기량에 따라 달라지는 자동차 보험료를 모델별로도 세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리비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비슷한 보험료를 받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이유에서다.

1일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기술연구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8개 국산 자동차의 평균 수리비를 조사한 결과 동급의 차량이라도 모델에 따라 수리비가 최고 73%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운데 평균 수리비가 가장 많이 든 모델은 뉴무쏘로 건당 평균 139만9000원의 수리비가 보험회사에 청구됐다. 이는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렌스II(80만7000원)보다 73.3% 더 많은 액수다.

평균 수리비가 가장 적게 든 모델은 GM대우의 마티즈II로 전 차종 평균인 89만 원보다 20만 원 이상 싼 68만4000원이 들었다.

2500cc 이상 고급차 중에선 체어맨의 수리비가 오피러스보다 46% 비쌌다.

대부분 차체가 크고 비싼 모델일수록 수리비가 더 나왔지만 예외도 있었다. 1000cc급 모닝의 평균 수리비는 76만6000원으로 한 등급 위인 1300cc급 리오SF, 베르나, 칼로스보다 5만 원 정도 더 들었다.

자동차기술연구소 강승수 선임연구원은 "차량마다 부품 가격이 다른데다 모델에 따라 작은 사고가 나도 부품을 통째로 갈아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자료는 차 모델별로 보험료를 달리 내게 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손해보험 업계는 차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모아 올해 안에 시행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험료가 모델별로도 달라지면 수리비가 싼 차량의 운전자는 보험료 부담을 덜고 수리비가 비싼 차량의 운전자는 보험료를 더 내게 된다.

하지만 보험료가 올라가는 운전자들과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예상돼 시행까지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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